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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언론플레이 강화"…중·러, 우호적 이미지 글로벌 확산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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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언론플레이 강화"…중·러, 우호적 이미지 글로벌 확산 협력

공동 방송 네트워크 브릭스TV 설립 등 문화·정치 등 적극 소개

중국 CCTV 본사.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CCTV 본사.
중국은 자유 진영은 물론 권위주의 진영 내부에서도 자국의 지도자와 자국 이미지를 더 좋은 상태로 만들기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언론사를 활용해 자국의 문화와 가치를 전달하는 외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전달해 중국의 담론을 지지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중국은 권위주의 동맹의 양대 축인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 여론을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언론 협정과 교류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로 한때는 적대적인 두 나라가 이제는 가장 가까운 나라로 변모해 나가고 있다.

◇ 중국‧러시아 사이에 언론방송 협력 시스템화


지난 3월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을 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갈등 고조,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 등이 세간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국영 러시아어 뉴스 채널인 러시아 24에서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시진핑을 환대하면서 방문을 축하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CMG(China Media Group)과 중국 공산당(CCP) 선전부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선전처럼 보였고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도 부족했지만, 중국 시진핑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고 중국의 세계관을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중국의 당 및 국영 미디어 회사는 러시아 미디어 회사와 협력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교환한다. 양국 언론 협력은 1956년 신화 통신사와 타스(TASS) 통신사 사이에 첫 번째 협정이 체결된 중소 동맹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은 러시아에 자체 언론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CCTV는 2009년부터 러시아어 채널을 개설하였으며, 중국의 문화와 정치, 경제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신화통신은 2010년부터 러시아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주요 SNS인 VK에도 계정을 가지고 있다. 인민일보와 중국글로벌텔레비전네트워크(CGTN)도 러시아어 웹사이트와 계정이 있다.

러시아 언론사를 인수해 중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것은 아직 없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언론 협력을 강화하는 여러 협정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요 언론사들이 브릭스 TV라는 공동 방송 네트워크를 설립하였고, 2019년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언론기관들이 상호 정보 교환과 협력 증진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협력은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 언론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적인 목적 아래 진행된 것이다.

중국-러시아 미디어 협력 제도화는 2010년대 초에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2012년 CRI(China Radio International)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 신문인 로시스카야 가제타 신문과 ‘Breath of China’라는 월간지를 창간했다.

CRI는 또한 2014년 국영 국제 뉴스 텔레비전 네트워크인 새로 설립된 MIA 로시야 세그드냐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CMG는 CCTV, CGTN, CRI, China National Radio를 합병, 국영 미디어 대기업으로 설립했다. 그런 다음 CMG는 러시아 미디어 시장과의 상호 작용을 담당했다. 예를 들어, 2022년 8월 CMG는 여러 라디오 및 TV 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사인 VGTRK 및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중-러 비디오 교환 방송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와 중국 언론 매체 간의 연결 개발은 국가 최고 지도자들의 지원을 받았다. 2015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대통령은 2016년과 2017년에 중-러 미디어 교류의 해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같은 해 중-러 미디어 포럼이 출범하여 매년 개최되고 있다. 시진핑의 최근 러시아 방문 ​​중 CMG와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각서에 서명했으며 신화와 타스는 협력 계약을 갱신했다.

지난달 기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 VK에서 신화통신 계정의 팔로워 수는 110만 명이었다. 이는 놀랍게도 러시아 대표 통신사 타스(100만 명 미만)의 계정보다 많다.

신화는 러시아에 1인당 소득 증가, 충칭의 새로운 정원 개장에 이르기까지 중국 문화, 대외 관계 및 성과에 대한 뉴스를 정기적으로 게시하고 이러한 내용과 함께 중국의 아름다운 장소를 보여주는 멋진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 러시아 미디어의 중국 콘텐츠 활용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러시아에서 중국 선전의 주요 매체 중 하나이다. 웹사이트에는 CMG에서 제공하는 간행물이 많고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에세이도 포함된다. 예를 들면, 인권과 민주주의에 관한 이중 기준에 대해 미국을 비판하는 것이다. 중국의 국내 정치, 경제 및 사회에 대한 다소 무작위적인 이야기까지 다룬다.

2017년에 CRI와 MIA 로시야 세그드냐는 변화하는 뉴스 소비 패턴에 대처하기 위해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인 ‘Russia-China: The Essentials’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중국 소셜 미디어의 바이럴 비디오, 오늘의 슬로건 등 뉴스와 덜 심각한 콘텐츠를 모두 게시한다.

주요 러시아 국영 미디어 외에도 CMG는 소규모 미디어 매체와 협력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여론 작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기반을 둔 라디오 방송국 메트로(Metro)와 함께 우한과 코로나와의 싸움에 대한 러시아어 뮤직 비디오를 녹화했다.

◇ 러시아의 상반된 반응


증가하는 중국의 러시아 언론 참여에 러시아 국영 언론 매체는 중국 언론의 존재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양자 협력의 또 다른 단계이자 중국과 러시아 시민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중국의 적극적 홍보와 영향력 행사로 러시아에서 중국 이미지는 아주 좋다.

2022년 피유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71%가 시진핑에 대해 좋은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66%가 중국에 대해 좋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이 조사에서 64%가 시진핑이 국제 문제를 올바르게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며, 62%가 중국이 코로나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에서는 73%가 중국과의 관계가 좋다고 말하며, 67%가 경제 협력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말한다.

2023년 CNN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69%가 중국이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말하며, 63%가 중국이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러시아의 대중들이 시진핑과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과 지지율을 보이는 이유는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서방 압력과 제재에 대항하기 위해 서로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통된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고 서방의 가치관과 모델을 거부하고 있는 점도 보탬이 된다.

특히, 양국의 지도자들은 정기적으로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것이 양국 사람들이 서로 호감과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하지만, 비판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2020년에 라트비아에 기반을 둔 러시아 뉴스 웹사이트인 메두사의 알렉세이 코발레프는 중국 언론이 공격적이고, 양국 간의 정보 교환이 실제로 평등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미 러시아에서 언론의 호의적인 도움을 받고 언론 협력의 목적 자체가 대중의 이해를 돕기보다는 정치적 목표에 있기 때문에 내용 면에서 부실한 것이 많고 투자를 잘 하지도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 앞으로 어떻게 될까?


향후 30년 동안 자유진영과 권위주의 동맹 사이에 갈등과 긴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양 진영 사이에 발생할 노선 갈등은 진영 내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수반할 것이다.

이미 중국은 러시아 외에도 아프리카 전역에서, 동남아에서도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10여 개국에서, 유럽에서도 유럽 전역과 프랑스와 영국에서 언론 관여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이제 이런 활동이 더 세련화되고 내용도 치밀해질 것이다.

자유 진영이 담론시장에서 중국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미디어 시장에 자유, 민주의 가치를 확산, 보급하는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