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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청년에 구제책 집중…'또 다른 폭탄' 중년 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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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청년에 구제책 집중…'또 다른 폭탄' 중년 실업

중국의 중년 실업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청년 실업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으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취업률이 크게 하락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중년 실업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청년 실업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으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취업률이 크게 하락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공산당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에 타격을 입은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성장과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실업 구제책이 청년에 집중되고 있어 실제 가정 경제생활을 책임진 중년들의 구직난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의 건전성 위협은 물론 출산율 개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자 주요 고용 창출원인 민간부문은 여전히 더딘 회복세에 허덕이고, 정부 각계 각층은 청년 일자리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어 중년 일자리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중국의 25~59세 실업률은 4월 4.2%에서 5월 4.1%로 감소했지만, 16~24세 실업률은 2020년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해 지난 2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20.8%로 정점을 찍었다.

기록적인 1158만 명의 대학 졸업생들도 올해 중반에 캠퍼스를 떠날 예정이어서 베이징의 코로나 복구 노력에 또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가운데 중년 구직자들은 경제적, 실업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비우호적 시장에 연령 차별까지 겪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대외경영경제대학 연구원 리창안에 따르면 35~49세 인구는 4억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주 환구시보에 따르면 그들은 해고된 이후 일자리를 구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는 중국 중년 근로자의 고용 문제를 악화시켰으며 25세에서 59세에 이르는 연령대의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지만, 실제로 이 연령대 사람들은 구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중국 런민대 중국고용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구직자 증가율(34.6%)이 고용 증가율(5.7%)을 크게 웃돌면서 중국 고용시장지수(CIER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실업자들은 노트북을 공짜로 충전하고 에어컨을 즐기면서도 자릿세를 대신하는 커피는 사지 않으면서도 커피숍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런 모습이 중국 온라인에서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는 중년 고용 위기를 악화시켰고, 더 많은 실직 근로자들이 재취업을 모색하도록 만들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또 다른 중년 실업자의 취업난 배경은 높은 기대치와 낮은 근로 성취이다.

중년의 근로자들은 생활 여건 때문에 종종 더 높은 급여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더 낮은 급여로 고용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할 가족 책임이 더 적다. 학습 속도도 상대적으로 빨라 근로 성취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고용주들은 젊은 사람을 더 선호한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최근 몇 년 동안 직업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연령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 흐름이 확산되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거의 진전이 없다.

올해 초 중국의 온라인 구인 서비스 제공업체인 자오핀(Zhaopin)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85%가 직장에 35세 제한 기준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60.2%는 연령 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년층은 악명 높은 35세 유리천장에 직면해 있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더 어려울 수 있다.

2020년 2월부터 9월까지 자오핀 채용 플랫폼에 이력서를 제출한 35세 이상의 구직자 수는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35세 미만 증가율의 두 배 이상이다.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건설회사를 떠난 중년들이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찾아 노동시장에 뛰어들자 각 분야에서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예들 들어, 승차 호출 서비스에 종사하는 운전자 경쟁도 치열하다. 교통부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전국적으로 540만 개의 승차 호출 운전면허증이 발급되었는데 이는 3월보다 월간 3.4%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차량호출 주문 건수는 3월보다 1.4% 감소한 7억600만 건을 기록했고, 하루 수입도 운전자는 늘어난 반면 호출 건수는 줄어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지방 정부는 광둥성 주하이와 둥관, 산둥성 지난을 포함해 도시 승차 호출 시장 포화에 대해 벌써 경고하고 있다. 하이난성 남쪽 섬에 있는 싼야도 5월 초 차량 공유 사업 허가증과 차량 운송 허가증 신청 접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케이크 한 조각을 원하고 있지만 케이크 자체는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년의 구직난은 출산율 저하로 연결된다. 2022년 60년 만에 최초로 인구 감소세에 돌입한 중국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바로 중년의 가난이다.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기를 낳아 키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중국은 2016년 1월 공식적으로 한 자녀 정책을 종료한 후 2021년 5월에 결국 세 자녀 정책을 도입했지만, 일자리 부족으로 출산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년의 실업난은 청년 실업난 못지 않게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