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그리고 나스닥지수는 소폭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 가상화폐는 혼조세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12일 예정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90% 수준으로 높아졌다.
뉴욕증시에서는 JP모건, 시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 등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본격 시작된다.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2분기(-31.6%)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분기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P500지수 내 산업, 금융, 헬스,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오르고, 유틸리티, 기술, 통신, 자재 관련주는 하락 중이다.
메타의 주가는 새 소셜미디어 스레드의 가입자 수가 출시 1주일도 안 돼 1억명을 넘었다는 소식에 상승하고 있다. 기업사냥꾼 칼 아이컨의 회사 아이컨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아이컨이 공매도의 공격에 대한 방어로 은행과의 대출 규정을 수정하고 담보를 늘리고, 3년내 대출을 완전히 상환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소식에 17% 이상 올랐다. 아이컨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그동안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힌덴버그 리서치의 공격으로 타격을 입어왔다. 전기차 리비안의 주가는 이날도 0.4%가량 올라 9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리비안의 주가는 유럽에 아마존이 주문한 첫 전기트럭을 인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여왔다.
유럽증시는 소폭 상승이다. 독일 DAX지수와 영국 FTSE지수 그리고 프랑스 CAC 지수가 오름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도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지난주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금리 추가 인상 발언에 긴축 위험이 부각되며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7센트(1.18%) 하락한 배럴당 72.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연준 당국자들의 추가 긴축 발언이 줄줄이 이어졌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한 2%로 낮추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 두 번 더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다소 더 긴축된 정책 기조가 너무 적게 긴축할 위험과 너무 많이 긴축할 위험 사이에서 더 나은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가 긴축을 강조했다. BOK 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담당 선임 부사장은 "트레이더들은 더 높은 금리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이는 수요를 매우 빠르게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만 WTI 가격은 4.5% 이상 올랐다.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6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5.4%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 7년 반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후 중국이 경기 회복 모멘텀을 상실했으며 추가 부양책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사유를 5가지로 정리해 소개했다. 우선, 이번 주 시작되는 2분기 어닝 시즌(기업실적 발표 기간)은 현 강세장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두 번째로는,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미국 채권시장은 1년 전 지속해 경기침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고, 최근 그 경고음은 더 커지고 있다. 세 번째로는, 글로벌 증시 역시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네 번째로는 고금리로 인한 문제가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미국 주식 포지셔닝에 따른 변화다.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 개인투자자들이 퀀트펀드에 합류하는 식으로 매수를 하고 있다. 퀀트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른 계량적 투자모델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을 추구한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러한 매수가 그들의 미국 주식시장 포지셔닝을 기술 부문 중에서 특히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 회사들 위주로 거의 18개월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