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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휴전하게 해야” 머스크 주장에 우크라이나 “망언”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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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휴전하게 해야” 머스크 주장에 우크라이나 “망언” 반박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매우 불편해지고 있다.

머스크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의 통신 인프라가 크게 망가지자, 자신이 겸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수신 장비를 지원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된 가운데 일론 머스크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까지 터져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에 결사 항전하는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합의하도록 미국이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보좌관 “머스크 주장은 재앙 수준의 실책”


25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영자 일간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머스크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보좌관은 전날 텔레그램에 “전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머스크 CEO가 내놓은 것은 재앙에 가까운 실책”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단되면 우리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학살 행위가 멈출 것으로 믿고 있다”라며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항복한다고 해서 이번 전쟁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으면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확산되고, 국제 법질서는 무너질 것이며 글로벌 경제도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특히 “우크라이나가 물러서 러시아의 침공을 용인하게 되면, 국제법이라는 것은 무용지물이 되고, 침략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의 야욕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가 휴전 가능하다며 내세운 근거


앞서 머스크는 지난 23일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에서 진행된 온라인 토론회에 참여해 우크라이나와 중동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이 벌어진 위험한 상황을 조속히 끝내지 않으면 세계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항전을 포기하도록 미국이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의 반박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머스크의 이같은 주장을 러시아에 항복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머스크가 휴전이 가능하다는 근거로 제시한 점을 비판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머스크는 “돈네츠크와 루간스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내의 친러시아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회복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복속되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란 점에서 말이 안 되는 일이다”라며 “러시아에 대한 반란 시도가 전혀 없는 친러시아 지역을 인정하면 휴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러시아에 군사력이 매우 약한 우크라이나의 항전이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도 휴전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주장도 내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