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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트럼프의 나토 도발 벌어진 유럽 틈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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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트럼프의 나토 도발 벌어진 유럽 틈새 공략

세계 최대 안보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7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고 있다. 16~18일 열린 이 회의엔 각국 500여명이 참석, 국제 안보에 대해 논의했다.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안보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7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고 있다. 16~18일 열린 이 회의엔 각국 500여명이 참석, 국제 안보에 대해 논의했다.사진=EPA/연합뉴스
왕이 외교부장이 미국과 나토의 벌어지는 틈새에서 중국의 영향력 복원에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 경제 성장의 회복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며 중국이 세계 외교 주요 국가로서 유럽 국가들과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말했다고 닛케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주요 국가 관계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언급하며, 유럽이 중국과 손을 잡고 글로벌 문제를 함께 극복할 것을 촉구했다.

이 발언은 유력한 차기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나토 회원국들에 대해 GDP의 2%라는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회원국들이 러시아로부터 위협에 직면할 수 있음을 위협한 후에 나토 회원국 사이에 불만이 야기되자 나온 것이다.

이는 유럽을 중국의 편으로 끌어들여 미·중 갈등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이를 통해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 복원에 활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묘사해 유럽을 중국과 더욱 가깝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왕이는 이 무대에서 유럽이 관심을 갖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강조했다.

중국의 이 같은 유화적 태도는 유럽 내 국가들의 입장과 성향이 달라 중국 영향력 확대에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도가 높거나 투자 유치가 필요한 국가들은 중국과 관계가 개선될 여지도 있다.

왕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 재개를 촉진한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성공한 사례로 꼽으면서, 팔레스타인과 홍해에서도 중국이 중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중국은 자신들의 안보나 국익과 관련한 이슈에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럽이 가장 큰 불만을 표하는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끝내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여전히 평화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시도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국은 중국과 크렘린궁의 관계는 불간섭, 비대결,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 것에 기초하고 있으며, 평화회담 조건은 더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는 충족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을 볼 때, 중국의 2024년 외교안보 노선은 미국과 전략 경쟁을 지속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지속하며 대중국 압박을 완화하고,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경제적 디커플링을 피하기 위해 유럽과의 투자협정을 활성화하고, 유럽의 공급망 재편성을 저지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의 내부 분열을 이용해 유럽의 대중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도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국제통상 질서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신장 문제나 국가보안법 등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에 내정 간섭을 이유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럽은 러시아 침략에 대한 미온적 태도와 중국의 기술 도전과 인권 침해, 대만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외교, 경제 노선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유럽은 중국과 대화와 교역은 전개하면서도 일관되게 중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