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제2 차이나 쇼크로 1차 때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1차 쇼크 당시에는 붐을 이뤘으나 이번에는 성장 둔화를 겪고 있어 중국이 자국이 소비할 수 없는 철광·석탄과 다른 품목을 저가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에는 중국만 과잉 생산을 했고, 다른 나라 공장들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정학적 긴장 등의 변수를 고려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제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펴면 세계 각국에서 물건이 넘쳐나지만, 이를 다 소비할 수 없어 가격 급락 사태가 올 수 있다고 WSJ가 보도했다.
제2의 차이나 쇼크는 1차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이번에는 자동차, 컴퓨터 칩, 복합 기계류 등 고부가 산업 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부터 2011년 사이에 미국은 가구, 장난감, 의류 등 중국산 수입품 범람으로 미국의 관련 제조업체가 문을 닫아 2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값싼 중국 수입품으로 미국의 물가가 2% 포인트 추가로 내려갔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로 국내 소비가 침체돼 있어 수출 증진에 매진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지난해에 5.2% 성장하는 데 그쳤고, 오는 2030년까지 성장률이 2%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경제를 살리려고 반도체, 항공우주, 자동차, 재생에너지 장비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과잉 생산된 이들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16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는 이미 글로벌 경제에 반영되고 있다고 WSJ가 지적했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중국산 소비재 수입품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2.9% 내려갔다. 그렇지만 유럽연합, 일본, 멕시코 등 다른 나라 수입품 가격은 이 기간에 모두 올라갔다.
미국과 유럽은 전기차 등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중국산 제품의 범람을 막으려 한다. 중국은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이외의 다른 개도국에 대한 수출 확대로 위기를 타개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개도국의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고사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미국은 이 회의가 끝난 뒤 중국의 산업정책 관행과 과잉 생산, 그에 따른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이 받는 영향을 비롯한 우려 사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발표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