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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4년 과학·기술 분야에 예산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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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4년 과학·기술 분야에 예산 증액

리창 중국 총리가 5일 개막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첫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리창 중국 총리가 5일 개막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첫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올해 과학기술 투자를 10% 늘려 중국 경제를 고품질로 변화시키고 서방이 부과한 제재에 대처하기로 했다.

중국은 양회에서 과학과 기술을 예산 우선순위로 삼아 지난해 대비 예산을 늘려 총 520억 달러를 반영했다고 6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서방의 노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자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하는 데 더 많은 돈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과 기술은 올해 예산에 전례 없는 중요성을 띠고 있으며, 외교, 공안, 교육 및 국방을 넘어 정부 지출의 주요 분야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비율에서 지난해 2% 증가한 것 대비 8%p가 더 늘었다.

중국 재무부에 따르면, 다른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예산상 제약이 있지만, 과학과 기술 분야는 중국의 발전을 주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도 증액 기조는 유지된다.

리창 총리는 양회에서 중요한 국가 전략에 자금을 지원하고 핵심 연구개발 분야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초장기 특별 국고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약 139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국고채 발행에 대해 "위대한 국가를 건설하고 국가 부흥을 추진하기 위한 일부 주요 프로젝트가 직면한 자금 부족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서구 열강의 노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자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과학과 기술은 예산 우선순위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리 총리는 지정학적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등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있지만,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중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기술 주도의 노선을 유지하면서, 산업혁신을 통해 새로운 산업화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 제조 및 상업용 우주 비행과 같은 신흥 분야가 앞으로 중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과학과 교육을 통해 중국을 부흥하는 국가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에 투자하고 자원을 동원해 중국을 고품질 사회로 발전하는 견고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2024년 경제사회발전계획 초안에도 반영됐다. 혁신을 통한 산업 시스템 현대화는 10대 핵심 과제 중 최우선 과제다.

재무부는 과학기술 지출을 배분할 때 "기초 연구, 응용 기초 연구 및 국가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과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으며, 기초 연구에 배정된 자금은 약 136억 달러로, 2023년 대비 13.1% 증가했다.

또한, 젊은 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선도적인 과학자들에게 자원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부여하는 등 인재 육성 및 유치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2023년 연구개발 총지출이 전년 대비 8.1% 증가했으며 GDP의 2.6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인허쥔 장관은 2023년 3월부터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을 맡고 있는 인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경력과 업적을 가진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의 견인차로 불린다.

그는 중국 과학자들이 양자 정보, 집적 회로, AI 및 생물 의학과 같은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에너지 차량, 리튬 배터리 및 태양 전지 수출이 인상적 성과를 잘 대변하고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중국과학원 등 중국 학계에서도 정부의 이런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과학기술이 국가 발전의 우선순위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환영한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 등 외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과학과 기술은 전진하고 있으며, 중국 경제의 구조적 업그레이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생산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학 및 기술 혁신이 핵심 원동력이라는 점을 중국 지도부가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중국 미래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한다.

한편, 새로운 기술, 원천 기술, 전략적 혁신은 더 높은 비용과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중앙 정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며, 민간 부문에서도 더 많은 자금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투자 확대는 국내 자금을 동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미국 등 서방 제재로 해외의 투자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것은 중국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국가 예산을 더 늘려 과학과 기술 분야의 투자 총액 감소를 막으려고 하는 계산이 작용할 것일 수도 있다.

로디엄 그룹이나 미국 상무부 등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중국 기업으로 투자되는 연구개발비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미국-중국 관계 악화 지속, 기술 분리 정책 강화, 중국 내 투자 환경 악화 등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벤처캐피탈이 중국 스타트업 투자에 참여하는 비율은 2021년 대비 2023년에 3분의 1로 줄었다. 2023년 2분기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자의 중국 거래는 단지 3건에 1억 달러 미만이었다. 전년 동기 10건(모금액 8억 5360만 달러)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확연했다. 2023년 중국에 투자한 미국 벤처캐피털은 8월 초순 시점에서 64개사로, 2022년 연중 179개사에 비해 60%나 줄었다.

금액 감소도 뚜렷하다. 중국 스타트업 자금조달 중 미국 투자가가 일부라도 참여한 사업은 2023년에 8월 초순 시점에서 15억6000만 달러로, 2021년의 328억 달러의 불과 5% 수준이다. 이는 2024년에도 심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