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본부장은 “미국 측이 정해 놓은 기준이 있어 현재 한국 기업에 대한 불이익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을 위해 투자하는 미국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보조금 지원 신청서를 받았고, 이들 기업과 개별적으로 협상해 왔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댈러스 인근에서 173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으나 공장 건설 비용이 애초 예상보다 무려 80억 달러가 늘어나 2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었다. 미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약 500만㎡(150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새 공장에서 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한다.
정 본부장은 미국 정부가 한국에도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동참을 압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노후 반도체 장비 판매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기업이 이제 미국 정책에 대해 나름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대러시아 서방 제재를 고려해 노후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네덜란드, 독일 등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한·미 양국이 반도체 장비의 수출 통제 협의를 해왔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15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7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미 FTA 이행 현황과 성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