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각) “미국에서 6일 연속으로 불볕더위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동북부, 중서부, 오하이오 밸리 등의 일부 지역에서 이날 화씨 100도(섭씨 37.7도)를 돌파했다고 NYT가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와 플로리다주 탬파에 이르기까지 체감 온도가 화씨 100도를 넘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은 22, 23일 사이에 화씨 103도(섭씨 39.4도)에 이를 것으로 기상 당국이 예보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배런스는 “극한 날씨가 작물뿐 아니라 경제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탠퍼드와 다트머스대가 지난 2022년에 실시한 공동 조사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3년까지 글로벌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16조~50조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가난한 지역과 국가에 더 치명적이라고 연구팀이 지적했다. 최빈국은 폭염으로 연간 일인당 국민소득의 8%가 줄어들지만, 최상위 선진국의 이 비율은 3.5%가량으로 추정됐다.
폭염 사태가 오면 대체로 고용도 줄어든다. 특히 건설, 광산 분야가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텍사스주에서는 기온이 화씨도 1도가 오르면 건설 분야 고용이 0.5% 포인트 줄어들었고, 미국 전국을 기준으로 0.4% 포인트 감소했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폭염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는 분야는 농업이다. 농작물이 말라 줄고, 농부들은 작업을 하기 어렵다. 보험업계도 극한 날씨에 따른 피해 보상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다.
역대급 폭염이 오면 국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벌써 들썩인다. 주요 작물의 생산에 차질과 물류망 교란으로 ‘히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 물가 상승은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와 일본·이집트 등지에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늘어났으나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씨티그룹은 “극심한 더위와 허리케인으로 인한 미국 수출 차질, 가뭄으로 인한 남미 수력발전 차질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가격이 50~60%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