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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과의 관계 개선 모색...'전략적 공감' 카드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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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과의 관계 개선 모색...'전략적 공감' 카드 꺼내

"우크라이나 전쟁·무역 불균형이 최대 걸림돌...새로운 협력 방안 모색“
"트럼프 재집권 앞두고 EU와의 관계 강화 필요성 커져"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국기.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앞두고, 중국이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입장 차와 무역 불균형 등 구조적 문제들이 양측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현재 중국-EU 관계의 주요 장애물은 크게 세 가지다. 중국-러시아 관계에 대한 유럽의 부정적 인식, 급증하는 무역적자, 중국 시장의 개방성 문제가 그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대러 지원에 대한 EU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유럽외교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럽인의 41%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할 경우, 자국 경제에 타격이 있더라도 對中 제재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EU 관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 불균형도 심각한 문제다. 중국-EU 간 무역적자는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이 증가해 2022년에는 418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비록 최근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EU 내에서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

중국 시장에 대한 유럽 기업들의 신뢰도 하락세다. 유럽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시장 접근의 어려움과 모호한 규제 기준을 지적하며, 대중국 사업 전략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측이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여전히 크다고 분석한다. 유럽 소비자들은 저렴하고 품질 좋은 중국 제품의 혜택을,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리튬배터리, 태양광 모듈 등 중국이 주도하는 공급망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내수 부진과 투자 심리 위축, 미국과의 디커플링 우려 속에서 EU와의 관계 안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략적 공감' 접근법을 통해 EU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자 역할 강화, 유럽 기업들과의 합작투자 확대, 제3국에서의 협력 프로젝트 추진 등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EU 기업들의 공동 진출이 유망한 협력 모델로 거론된다.

결론적으로 중국-EU 관계 개선의 핵심은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행동에 있다. 중국 정부가 이달 개최하는 경제업무회의에서 외국 자본 접근성 제고와 투명한 규제 체계 구축 등 구체적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국과 EU의 관계 재정립 움직임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관계 변화가 한국의 통상환경과 산업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과 EU의 관계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과 EU가 제3국에서의 합작투자를 추진할 경우, 한국 기업들에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 있다. 동남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중국-EU 협력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한국의 주력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EU의 협력이 강화될 경우, 시장 지배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시장 개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