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탐사기 24시간 작동 목표…유인 잠수정 한계 극복
EEZ 내 니켈·코발트 자원 기대…글로벌 탐사 경쟁 가열
EEZ 내 니켈·코발트 자원 기대…글로벌 탐사 경쟁 가열

새로운 탐사기의 가장 큰 특징은 AI를 활용해 해저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면서 항해가 가능하고, 암석과 해저 생물을 자동 식별해 채취하는 기능을 갖춘다는 점이다. 여러 대의 탐사기를 동시에 투입할 경우 넓은 해역에 대한 자원 개발과 연구가 가능하다.
JAMSTEC은 2025년부터 탐사기의 AI 항해 및 시료 식별 기술을 개발하고, 시제 기체를 제작해 얕은 해역에서 시험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6500m 이상 심해에서 모래나 소형 해양생물을 채취해 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후된 '신카이 6500' 대체…24시간 연속 탐사 가능
현재 일본의 유인 탐사정 '신카이 6500'은 최대 6500m까지 잠수할 수 있지만, 심해 왕복에만 5시간이 걸려 실질적인 조사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30년 이상 운용되면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어 차세대 탐사 시스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새로운 AI 탐사기는 24시간 연속 잠행이 가능하며, '신카이 6500'의 후속 시스템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JAMSTEC 관계자는 "AI 탐사기가 실용화되면 24시간 연속 탐사가 가능해지고, 조사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존의 자율형 무인 탐사기 '우라시마'를 8000m까지 운항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 중이다.
'자원 고갈' 해법…심해 광물 개발에 '미래' 건다
일본은 니켈과 코발트 등 주요 광물 자원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역은 국토 면적의 10배가 넘고, 이 중 절반이 수심 4000m 이상의 심해 지역이다. 심해 자원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일본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광물 자원 확보가 가능해진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망간 단괴'다. 망간 단괴는 구리, 니켈, 코발트 등 다양한 광물을 함유하고 있다. 2024년 6월 도쿄대 연구팀은 EEZ 내 5200~5700m 해역에서 엄청난 양의 망간 단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양이 일본 니켈 수요량의 11년치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희토류와 백금이 포함된 '코발트 리치 크러스트'도 주요 탐사 대상이다. 일본 정부는 2023년 12월 이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쿄 오가사와라 제도 지치지마(父島) 동쪽 해역을 대륙붕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해당 해역에서 우선적으로 자원을 개발할 법적 권리를 확보했다.
심해 탐사 경쟁 '후끈'…"미래 자원 선점"
일본뿐 아니라 주요국들도 심해 탐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과학원 심해과학·공학연구소는 2020년 자체 개발한 유인 탐사선이 수심 1만m 이상 잠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민간 기업도 수심 7000m 이상을 탐사할 수 있는 무인 잠수정을 상업적으로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24년 3월 '해양 에너지·광물 자원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JAMSTEC과 협력해 해양 광물 자원 기술 개발과 탐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I 탐사기의 실용화가 가시화되면 일본은 심해 자원 탐사 및 채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AI 기술과 무인 탐사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해양 자원 개발이 한층 정밀해지고, 전략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