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CEO·이사진 대거 교체...정부 "전문가 중심 경영 강화 목표"
올해 주가 최대 27.5% 하락 불구, 개편 후 10% 이상 반등세
올해 주가 최대 27.5% 하락 불구, 개편 후 10% 이상 반등세

정부는 이러한 개편이 은행 관리를 전문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3개 은행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카르타 증권거래소가 거래를 잠시 중단했던 사태 이후 일주일 만에 이루어졌다.
라키얏 인도네시아 은행(Bank Rakyat Indonesia, BRI), 만디리 은행(Bank Mandiri), 네가라 인도네시아 은행(Bank Negara Indonesia, BNI) 등 이들 3대 은행은 통상 3~4년마다 경영진 교체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은 세 기관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들 은행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취임 이후 각각 15.8%, 27.5%, 25% 하락했다. 이는 다난타라(Danantara)라는 거대 신흥 국부펀드 설립과 은행들을 이 펀드의 통제 하에 두려는 정부 시도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소기업에 대한 수만 건의 부실 대출을 탕감하도록 강제하는 포퓰리즘 정책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지만, 식량이 안전하다면 국가도 안전하다"며 식량 자급자족 프로그램이 주가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 투자자들의 운명이 바뀌고 있는 듯하다. 이들 3개 은행의 주가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배당금을 지급한 후 지난주 10% 이상 상승하며 증권거래소 전체 랠리를 주도했다.
특히 BRI는 가장 큰 규모의 개편을 단행했다. 2024년 말 기준 순자산 1조 99,300억 루피아(약 1,200억 달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5대 상장기업인 BRI는 CEO에 해당하는 사장 겸 이사를 포함해 13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0명을 교체했다. 이제 BRI는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은행인 샤리아 인도네시아(BSI)를 이끌었던 헤리 구나르디가 새 수장을 맡게 됐다.
2024년 말 기준 순자산 113조 루피아인 BNI는 사장 겸 이사가 교체되어 부사장 겸 이사로 재직했던 회사 베테랑인 푸트라마 와주 세티아완이 그 자리를 맡게 됐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2,427조 루피아인 만디리 은행은 사장 겸 이사는 유임됐지만 이사회의 절반이 교체됐다.
경영진을 감독하는 위원회도 대폭 개편됐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대통령이 위원의 수를 줄이고 전문가들로 채워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 대통령 조코 위도도의 친척도 자리를 잃었지만, BNI와 또 다른 국영은행 타붕안 네가라 은행의 새 위원에는 여전히 정당 지도자의 조카, 정당 부의장, 차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는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구나르디 신임 BRI 사장은 BSI 재임 기간 은행 수익을 크게 증가시킨 능력을 인정받아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국영은행들의 전망이 시장에서 인식되는 것보다 더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크로스아세안 리서치의 앵거스 매킨토시 설립자는 "국영기업 은행들이 창출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할 때 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정부의 국영은행 전문화 움직임은 긍정적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도 이달 초 BRI와 BNI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만디리에 대해서는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쉬 와르단 모디 분석가는 "최근의 조정은 거시적 불확실성과 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시장의 과잉 반응을 반영한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은행들의 기본 체질은 여전히 견고하며 수익성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