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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돌연 급락 "한-미 외환당국자 긴급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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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돌연 급락 "한-미 외환당국자 긴급 회동"

…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폭탄 플라자합의"
뉴욕증시 원달러 환율/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 원달러 환율/사진=로이터
원달러 환율 돌연 와르르 급락 "한-미 외환 당국자 긴급 회동" …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폭탄 플라자합의"

원/달러 환율이 14일 오후 야간거래에서 가파르게 하락해 일시적으로 1,400원대를 밑돌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5시2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16.0원 내린 1,400.0원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1,420.2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친 뒤 횡보하다 오후 4시 52분께 하락세로 전환했고, 오후 5시 6분엔 1,396.5원까지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오후 3시30분 100.869에서 오후 5시 8분 100.422까지 크게 하락했다. 현재 100.520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이 외환시장 운영 관련 대면 논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 매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가 있을 것이란 일부 시장 관측이 수급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야간거래 때는 유동성이 적어서 가격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

뉴욕증시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최지영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로버트 캐프로스 미국 재무부 차관보가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나 외환시장 운영 원칙에 관한 상호 이해를 공유하고, 향후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미 간 환율 협상이 합의 단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기대는 섣부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미 간 '2+2 통상협의' 이후로 실무급 물밑협의가 지속된 상황에서 밀라노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대면접촉이 이뤄진 것"이라고 합의 관측엔 선을 그었다.

최지영 차관보는 한일중 및 아세안+3(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제58차 ADB 연차총회에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암호화폐 반대파로 알려진 미국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이 코인데스크에 보낸 성명을 통해 "메타(Meta)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관련 기업과 제휴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해야 한다. 빅테크가 금융 데이터를 장악하고 중소기업이나 정치적 반대 세력을 결제 인프라에서 배제하는 사태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상원은 현재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지니어스법(GENIUS)’을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 시대를 대표하는 통화 실험이자,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을 잇는 핵심 매개체다. 특히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송금, 결제, 디파이(DeFi) 등에서 실사용을 빠르게 확장하며,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현재 시가총액은 약 2430억달러로, 이는 미국 M2 통화 공급의 1.1%를 넘는다. USDT(테더)와 USDC(써클)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예치금과 90일 이내 단기국채(T-Bills)를 준비자산으로 발행되며, 이러한 구조는 확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뒷받침한다. 미국 상원에서 논의 중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을 연준의 통화 관리 체계에 편입하고, 준비자산으로 미국 국채와 달러 표시 안전자산의 보유를 의무화한다.

이는 디지털 결제 수요를 국채 수요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며, 안정적 수요는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연방정부의 조달 비용과 재정 운용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결제망보다 빠르게 작동하며, 동일한 준비금으로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해 결제 효율성과 통화 유통 속도를 높인다. 이는 통화 공급을 확대하지 않고도 달러의 순환 속도와 결제 범위를 확장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그 결과,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서 달러 의존이 구조화되고, 준비자산이 미국 국채에 집중되면서 유동성은 '미국 재정'이라는 저수지에 갇히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강달러 환경은 외화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일수록 환율 불안과 자본 유출에 취약하게 만들며, 글로벌 통화질서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킨다.

트리핀 딜레마라는 기축통화 체계의 구조적 역설을 반복한다. 미국은 글로벌 유동성 제공자로서 달러를 지속적으로 해외에 공급해야 하며, 그 대가로 경상수지 적자와 제조업 경쟁력의 지속적 약세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강달러가 장기화되면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무역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응해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글로벌 무역 질서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디지털 유동성의 흐름도 위축될 수 있다. 결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기술적으로는 탈중앙화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에 귀속된 중앙집중형 질서를 재현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