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시작된 헌정 위기 6개월 만에 한국이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3일(이하 현지시각) 조기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됐으며 승자는 곧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의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혼란에 빠진 정국을 수습하고 북핵·중미 갈등·경제 불안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할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선거였다고 BBC가 이날 보도했다.
BBC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는 한국 사회를 극도로 양분시켰고 이같은 정치적 분열과 경제 불확실성이 이번 대선의 핵심 배경이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BBC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계엄령을 선포했지만 사실상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자구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여론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일주일 만에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고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이를 만장일치로 인용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이후 헌법상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졌으며 투표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됐다. 공식적인 개표 결과는 4일 새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22년 대선 때 윤 전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후보를 0.73%포인트 차이로 꺾은 결과가 발표된 시점은 투표 종료 9시간 뒤인 오전 4시40분이었다.
BBC는 KBS, MBC, SBS 등 주요 방송 3사가 공동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아쉽게 패한 뒤 이번에 재도전에 나섰다.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인권변호사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이 후보는 “일자리 있는 공정한 사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를 잇는 후보는 여당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라고 BBC는 전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는 노동부 장관과 경기지사를 지낸 인물로 이번 선거에서는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과 경제 회복을 내세웠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에는 반대했지만 그에 대한 탄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대선에는 모두 5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이준석 새개혁당 대표와 권영국 진보당 후보, 무소속 황교안·송진호 후보 등이 나섰다.
BBC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의 직접적 배경이 된 계엄령은 국내외에서 큰 충격을 불러왔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처음으로 체포된 대통령이 됐으며 현재는 내란 혐의와 권한남용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직전 탈당했으며 이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BBC는 이번 선거가 “한반도 안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외교 균형, 그리고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같은 복합 위기에 직면한 한국에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