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맞먹는 에너지 밀도 실현 가능성…전기차 주행거리 혁신 예고
일리노이 공과대학-아르곤 국립연구소, 4전자 화학반응 상온 구현 성공
강력한 내화성 고체 전해질로 1,000회 충방전 수명 확보로 안전성·실용성 높여
재생에너지 저장 솔루션 기대…미래 전력 시스템 변화 견인
일리노이 공과대학-아르곤 국립연구소, 4전자 화학반응 상온 구현 성공
강력한 내화성 고체 전해질로 1,000회 충방전 수명 확보로 안전성·실용성 높여
재생에너지 저장 솔루션 기대…미래 전력 시스템 변화 견인

미국 일리노이 주 일리노이 공과대학과 아르곤 국립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최대 4배 높은 에너지 용량을 자랑하며, 이론적으로는 가솔린에 필적하는 에너지 밀도를 지닌 고체 리튬 공기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이 기술은 상온(실온)에서 작동하는 4개 전자 화학 반응을 구현해내며 기존 기술의 난제를 해결,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4전자 반응' 구현으로 에너지 밀도 혁신…리튬 산화물 활용
보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리튬 기반 배터리는 1개 또는 2개의 전자 반응만을 활용해 에너지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리튬 산화물(Li₂O)의 형성과 분해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배터리 설계를 통해 4전자 화학 반응을 성공시켰다.
전통적으로 리튬 초산화물(LiO₂)이나 리튬 과산화물(Li₂O₂)을 생성하는 방식으로는 낮은 에너지 출력을 보였으나, 리튬 산화물을 직접 활용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이론적으로 킬로그램당 1,200와트시(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잠재력을 지닌다.
고체 전해질로 안전성·내구성 동시 확보
이번 획기적인 기술의 핵심은 리튬이 풍부한 나노입자가 내장된 고체 전해질 개발에 있다. 세라믹-폴리에틸렌 옥사이드 폴리머 매트릭스로 제작된 이 복합 전해질은 기존 배터리에 사용되는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대체, 누출이나 연소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이 고체 전해질은 배터리의 전기화학적 프로세스를 안정화해 장기간 고에너지 반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력한 촉매인 트리몰리브덴 인화물(Mo₃P)은 4전자 전달을 촉진하고 반응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발된 배터리는 상온에서 최소 1,000회 충전-방전 사이클을 견딜 수 있어 실제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적용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다.
미래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저장 솔루션으로 급부상
이번 고체 리튬 공기 배터리 기술이 대규모로 상용화된다면 전기차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기차의 가장 큰 제약 중 하나인 짧은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배터리의 무게와 크기를 크게 줄여 차량 설계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태양광, 풍력과 같은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 국립과학재단 등 다수의 연구 기관 및 자금 지원 연합의 후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더 깨끗하고 전기화된 미래 사회를 위한 핵심 동력이 될 안전하고 고밀도의 상온 배터리 기술의 차세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성과가 실제 상용화로 이어져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