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양자 컴퓨팅, 현실 문제 해결 '변곡점' 도달"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양자 컴퓨팅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표명하며, 향후 몇 년 내에 양자 컴퓨팅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GTC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양자 컴퓨팅이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이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원리를 활용하해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내는 차세대 연산 장치이다. 기존 컴퓨터가 정보를 0과 1의 비트(bit)로 저장하는 반면, 양자 컴퓨터는 0, 1 또는 그 사이의 어떤 값도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해 훨씬 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의학, 과학,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리게티 컴퓨팅과 아이온큐와 같은 주요 양자 컴퓨팅 주식들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아이온큐는 최근 옥스포드 아이오닉스를 11억 달러에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CNBC에 따르 황 CEO는 또한 이날 연설에서 유럽 내 양자 컴퓨팅 기업들의 대규모 커뮤니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며, 전날 밤 프랑스 양자 스타트업 파스칼(Pasqal)의 대표자들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하이브리드 양자 고전 컴퓨팅 솔루션인 쿠다 큐(CUDA Q)를 언급하며 황 CEO는 "향후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분야에 양자 컴퓨터를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정말 흥미로운 시기"라고 강조했다.

과거 황 CEO는 양자 컴퓨터가 실질적인 유용성을 갖기까지 15년, 심지어 20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과거 발언은 리게티, 아이온큐, 디웨이브 퀀텀을 포함한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의 급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황 CEO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틀렸음을 인정하며, 그에 따른 시장 움직임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양자 컴퓨팅에 대한 더욱 낙관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양자 컴퓨팅에 대한 기대감은 비단 황 CEO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말 구글은 최신 양자 칩인 '윌로우(Willow)'를 공개하며, 양자 정보 오류를 보호하는 기술인 '오류 수정' 분야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발전은 양자 컴퓨팅이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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