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프로그램 상당 기간 후퇴, 과학자 타격 등 누적 효과 심각
나탄즈 지상 농축시설 완전 파괴, 포르도엔 13.6톤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이란 60%·20% 농축 우라늄 비축분 잔해에 묻혀
미 정보당국, 이스라엘 추정치와 다른 입장 내놔
나탄즈 지상 농축시설 완전 파괴, 포르도엔 13.6톤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이란 60%·20% 농축 우라늄 비축분 잔해에 묻혀
미 정보당국, 이스라엘 추정치와 다른 입장 내놔

◇ 핵시설 피해 현황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근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번 공습이 이란 핵시설에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평가했다.
나탄즈의 지상 농축시설은 완전히 파괴됐으며, 지하 인프라도 무너진 흔적이 있다.
포르도에서는 미군이 3만 파운드(약 13.6톤)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해 시설에 큰 피해를 입혔으나 지하 지역이 완전히 무너졌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스파한의 우라늄 재처리 시설(폭탄 제조에 쓰는 우라늄 금속을 만드는 곳)도 파괴됐고, 지하 터널도 손상됐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 시설들이 앞으로 얼마 동안 다시 가동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의 60%와 20% 농축우라늄 비축분이 이스파한과 포르도의 잔해 속에 묻혀 있어 이란 당국이 이를 얼마나 빨리 꺼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 미국과 이스라엘의 피해 평가 차이
하지만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유출된 예비 보고서에서 이번 공습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몇 달 정도만 뒤로 지연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전투 피해 평가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DIA 보고서 결론을 서둘러 내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아직 최종 평가를 내놓지 않았으나 "작전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고, 벙커버스터 폭탄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흔적도 없다"고 말했다.
◇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
백악관은 DIA 보고서 유출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단정하며 익명의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정보를 조작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주장했으나 미국 내 공식 정보기관의 평가와는 차이가 있다.
◇ 이란 내부 혼란과 추가 타격
이스라엘 관리들은 도청된 통신을 근거로 이란 군 관계자들이 정치 지도부에 피해 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도 일부 핵시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자체 피해 평가도 지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12일간의 분쟁 기간 동안 수십 명의 A급과 B급 핵 과학자를 암살했으며, 원심분리기 생산 라인도 여러 곳 파괴했다. 이로 인해 이란은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잃은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앞으로 얼마 동안 대체하기 어렵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핵무기 연구와 개발에 중요한 과학장비를 보관한 실험실과 실험 시설도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런 모든 요소가 합쳐져 이란의 장기 핵 능력에 "심각한 누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미국·이스라엘 공습은 이란 핵시설에 물리적 피해를 넘어 핵 과학자 사망, 원심분리기 생산 라인 파괴 등으로 이란의 핵 능력에 중장기적 타격을 입혔다.
피해 평가를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생각 차이, 이란 내부 혼란 등으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하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아직 최종 평가를 내놓지 않았으나 누적 효과가 심각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중동 안보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