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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드론과 융합해 지상 너머 하늘로…현대차·BYD, 신시장 개척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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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드론과 융합해 지상 너머 하늘로…현대차·BYD, 신시장 개척 경쟁

현대차, '씨앗 드론'으로 산림 복원…공익·산업용 솔루션으로 차별화
BYD, DJI와 손잡고 '레저용 드론 SUV' 상용화…새 수익 모델로 부상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9 씨앗볼 드론 스테이션'. 산불 피해 지역 등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씨앗을 살포해 산림 복원을 돕는 공익적 목적으로 개발됐다. 사진=클린 테크니카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9 씨앗볼 드론 스테이션'. 산불 피해 지역 등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씨앗을 살포해 산림 복원을 돕는 공익적 목적으로 개발됐다. 사진=클린 테크니카
2025년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드론을 품은 전기차'가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드론과의 결합은 그 가능성을 한층 더 넓히고 있다고 클린 테크니카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의 비야디(BYD)가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드론 탑재 SUV를 잇달아 선보이며 상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반면, 현대자동차는 공익 목적의 특수 차량을 공개하며 기술의 새로운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 '레저'에 초점 맞춘 BYD, 드론 옵션으로 소비자 공략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중국의 BYD다. BYD의 서브 브랜드 팡청바오(FCB)는 최근 루프 일체형 드론 스테이션을 갖춘 신형 SUV '타이 7'을 공개했다. 랜드로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이 차량 가격은 약 30만 위안(약 5800만 원)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차량에 탑재된 드론 시스템은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사양이다. DJI와 협력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차량 지붕의 '드론 행어(hangar)'에서 드론이 자동으로 이착륙하고 충전까지 마친다. 드론은 여행 풍경 촬영은 물론, 실시간으로 차량을 추적하는 버티컬 뷰 영상까지 제공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와 연동한다. 루프에는 BYD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갓즈 아이 B'를 지원하는 라이다 시스템도 함께 장착했다. 차량은 1.5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탑재했다.

BYD는 자사의 또 다른 모델인 '덴자 N9'에도 드론 스테이션 옵션을 제공하며 이미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이 차량 연동 드론은 세계적인 드론 기업 DJI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옵션 가격은 1만 6000위안(약 310만 원)에 이른다. 해당 옵션은 차량의 기본 수익을 넘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BYD가 드론 탑재 모델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중심으로 선보이는 배경에는, 드론으로 오지를 탐험하려는 소비자들이 장거리 주행 부담이 적은 차를 선호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덴자 N9의 가격은 38만 9800~44만 9800위안(약 7758만~8728만 원)이다.

◇ '공익'에 주목한 현대차, 특수목적 솔루션 제시

현대자동차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기반으로 제작한 '씨앗볼 드론 스테이션'을 통해 임업과 재난에 대응하는 솔루션으로 기술의 공익 활용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 특수 목적 차량은 산불로 훼손된 지역의 산림을 복원하고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현대차는 이 차량을 두고 "드론 이착륙 플랫폼이 내장되어 있으며, V2L(Vehicle-to-Load) 기술을 활용하여 드론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형 씨앗볼 드론은 공중에서 흙과 씨앗 등을 뭉친 '씨앗볼(Seed Ball)'을 살포하여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효율적인 나무 심기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대규모 산림 복원 노력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차가 지난해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 소셜벤처 트리 플래닛과 맺은 5개년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산림 복원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구루 이앤티도 개발에 참여했다. 아이오닉 9 드론 스테이션은 V2L 기능으로 외부 전력 공급 없이 드론을 운용할 수 있고,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또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서도 안정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중국의 BYD는 DJI와의 협력을 통해 상용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에 드론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접목하며 소비자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현대차는 산림 재난관리와 같은 공익 B2B 솔루션으로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특히 주행 중 드론 자동 이착륙, 목표물 추종 비행, 스테이션 자율 복귀 및 충전, 전용 앱 연동 등 고도의 IT 융합 기술이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문 영상 촬영, 아웃도어 레저 활동, 환경 감시 등 다양한 수요를 바탕으로, 2025년을 기점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드론이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