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중재위 ‘노조 가입 원해’ 판정…수억 파운드 투자받은 해상풍력 현장서 노동권 전환점”

영국 정부의 중앙중재위원회(CAC)는 지난 18일 영국 북동부 레드카(Redcar) 근처 티스웍스(Teesworks)에 있는 세아윈드(SeAH Wind Ltd) 근로자들을 위한 GMB 노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중재위는 충분한 수의 근로자들이 노조 가입을 원한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이번 결정으로 세아윈드는 티스웍스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한 첫 기업이 됐다.
◇ 한국 모기업의 대규모 투자 사업에서 노동권 확립
세아윈드는 한국의 제강그룹 지주회사 세아스틸홀딩스가 소유한 제조회사로, 2022년 티스웍스에서 공장 착공을 했다. 이 회사는 녹색 에너지 수요 증가에 맞춰 수억 파운드의 투자를 받았으며, 풍력 터빈 모노파일(하부구조물)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세아윈드는 총 1조 6000억 원이 투입된 영국 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모노파일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40만t의 모노파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최대 길이 120m, 직경 15.5m, 무게 3000t의 대형 구조물을 제작한다.
회사는 이미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인 오스테드(Ørsted)와 3억6400만 파운드(약 6800억 원) 규모의 모노파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스웨덴 국영 전력회사 바텐폴로부터도 9억 파운드(약 1조 68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두 사업의 총 금액은 2조원이 넘는 규모다.
◇ 노조 측 "역사적 승리", 회사는 자발적 인정 거부
GMB 노조 조직위원 앤디 블런트(Andy Blunt)는 이번 결정을 "세아(SeAH)의 노동자 권리를 위한 중요한 돌파구"라면서 "티스웍스에서 일하는 모든 고용주에게 노동조합 인정은 선택이 아니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것은 역사적인 승리로 티스웍스에서 노조를 결성한 첫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세아윈드는 공장이 아직 완전히 가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발적 승인을 거부했다. 중재위원회의 신청서에 따르면, 교섭 단위는 "세아 윈드 티사이드”(SeAH Wind Ltd Teesside)에 고용된 모든 시급 육체 노동자"로 구성될 예정이다.
GMB에 따르면 세아윈드는 이번 결정에 따라 20일 내에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세아윈드 측은 논평 요청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GMB는 6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보유한 영국 3대 노조 중 하나다. 이번 노조 인정은 영국 내 한국계 기업의 노동권 확장뿐 아니라, 급성장하는 해상풍력 산업에서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중요한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