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베닛 백악관 떠나며 11월 발표 일정 '빨간불', 한·미 공동건조 모델이 돌파구 될까

그의 보좌관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이 그를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상업 해운 부문 발전을 목표로 하는 해양 행동 계획을 개발 중이며, 11월 공식 발표를 예정하고 있으나 베닛의 이탈로 현재 일정이 그대로 유지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 한화오션 프로젝트에 쏠리는 시선
이런 가운데 한화오션과 관련한 최근 움직임이 미국 상업 조선업의 미래를 위한 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해운이 한화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는 약 2억6000만 달러(약 3560억 원)로 추산되며, 두 번째 선박에 대한 추가 건조 계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197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당시 제너럴다이내믹스가 운영하던 매사추세츠 퀸시 조선소에서 구형 탱크를 갖춘 12만5000㎥급 선박 1척을 마지막으로 미국의 LNG 운반선 건조는 48년간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LNG 운반선의 경쟁력 있는 가격이 조선 공정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맡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LNG 운반선 건조의 주요 부분은 거제 시설에서 맡고,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미국 해안경비대(USCG) 기준을 맞추는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공동 건조 방식을 쓴다고 밝혔다.
◇ USTR 성명과 맞물린 정책 방향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노르웨이 대기업 아커 연계 그룹에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약 1억 달러(약 1370억 원)에 사들였다. 이 조선소는 과거 오버시즈 십홀딩 그룹, 엑손, 맷슨 등 미국 회사들을 위해 존스법을 따르는 선박을 건조한 경험을 갖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성명에서 중국 계열 선박에 비용을 물리는 한편 선단 일부에 미국 국적을 붙이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LNG 운반선은 이런 정책 구상에서 핵심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어 한화오션의 프로젝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선박이 미국 국기를 달려면 USCG 기준을 완전히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 선박 건조 경험이 풍부한 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이런 인증 작업을 이끌게 된다. 최근 신규 주문한 18만㎥ LNG 운반선 가격과 대체로 맞아떨어지는 이번 계약이지만, 한화해운의 정확한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한국 시설의 기술력을 미국 시장에 들여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트럼프 정부의 해양 행동 계획 차질 속에서도 미국 상업 조선업의 새로운 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