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유가↓ 수요↓에도 좌석 고급화 전략 강화…스피릿도 프리미엄 항공사로 전환”

미국 항공사들이 경기 불황과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내 좌석을 고급화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만의 특권으로 여겨졌던 기내 서비스가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확장되며 항공사들은 다양한 ‘업그레이드 요금제’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확대하고 전용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프리미엄 이코노미 확대…“가격보다 경험이 중요”
델타항공은 지난해 가을부터 대륙 횡단 노선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를 도입해 어메니티 키트, 식사, 넓은 좌석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글렌 하우엔스타인 델타항공 사장은 최근 실적발표 자리에서 “메인 캐빈 내 세분화(예: 다리 공간 추가 요금제)가 프리미엄 캐빈 전체 전략의 템플릿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7월 발표를 통해 대형 항공기에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 플러스 사이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노첼라 유나이티드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이 구간이 매우 좋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 “기본 요금은 하락…업그레이드로 수익 방어”
항공료 자체는 오히려 하락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항공권 평균 가격은 3.5% 떨어졌고 같은 기간 물가는 2.7% 올랐다. 주요 항공사의 요금 인하가 저가 항공사들에게 타격을 주면서, 이들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스피릿항공은 올해 파산 보호 절차에서 벗어난 뒤 프리미엄 항공사로 재탄생할 계획을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모든 노선에 다리 공간이 넓은 프리미엄 좌석을 도입했고 프론티어항공도 2025년 말 ‘퍼스트클래스 스타일’ 좌석 도입을 예고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항공사 전체 손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미 교통통계청(BTS)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은 2025년 1분기에 총 2억2500만 달러(약 305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이미 베이커 JP모건 항공분석가는 “소비자들이 피로감이나 반발을 보인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 기내 격차는 더 벌어져…‘캐비어·파자마’ 서비스까지
프리미엄 요금제가 확산되면서 최고 등급 좌석은 더욱 차별화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여름부터 문이 달린 일등석 스위트를 도입했고 델타항공도 일부 노선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이미 제공 중이다. 유나이티드는 조만간 캐비어, 명품 파자마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델타항공의 하우엔스타인 사장은 “모든 캐빈에서 더 많은 선택지와 가격 옵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