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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 메카' 스위스,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존립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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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 메카' 스위스,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존립 위협

지난 2022년 3월 29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한 스와치 매장 진열창에 스와치와 오메가의 손목시계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3월 29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한 스와치 매장 진열창에 스와치와 오메가의 손목시계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시계에 39%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발효됐다.

이에 따라 로렉스, 오메가, 파텍 필립 등 스위스의 주요 시계 브랜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업계에서는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패션 전문매체 비즈니스오브패션(BoF)이 9일 보도했다. BoF는 이“일부 스위스 시계 제조사에는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고급 시계 직수입 가격 급등 불가피


이번 조치는 스위스가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시계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은 스위스 고급 시계의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로 판매 감소가 브랜드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BoF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재고 물량 소진에 주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 점유율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수요 감소와 가치 방어 과제 직면


스위스 시계 업계는 이미 최근 몇 년간 수요 둔화와 중고 시계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과거 까르띠에 CEO를 지낸 시릴 비게로는 BoF와 인터뷰에서 “시계는 세련됨을 상징하는 문화적 대상이 됐지만 문화는 끊임없이 재창조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다 고율 관세까지 겹치면서 브랜드 가치 유지와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 관세 장기화 시 시장 재편 가능성


관세 부과가 장기화하면 스위스산 고급 시계의 미국 내 입지가 축소되고 대체 브랜드나 중고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소비자가 고가의 스위스 시계를 구매하기 위해 해외 직접 구매나 제3국 경유를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관세 정책이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경우 일정 기간 내 완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BoF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