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 후 9월 10일부터 고율 관세 적용
EU는 증거 부족 반발하며 WTO 대응 예고
EU는 증거 부족 반발하며 WTO 대응 예고

지난 5일(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매긴 것에 따른 보복 조치로, 9월 10일부터 시행된다.
◇ 중국의 반덤핑 조사와 관세 부과 배경
중국 상무부는 지난 5일 EU에서 수입한 돼지고기와 부산품이 중국 시장에서 덤핑 가격으로 판매돼 국내 생산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신선 및 냉동 돼지고기뿐 아니라 귀, 코, 발, 장 등 내장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돼지고기 수출국 중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가 특히 큰 타격을 받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율은 조사에 협조하는 기업에 15.6~32.7%, 협조하지 않는 업체에는 최대 62.4%까지 적용한다. 중국은 지난해 6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돼지고기 조사를 시작했다.
◇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현황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에 관한 공식 통계는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약 155만 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150만 톤 내외에서 오르내린다.
한편 유럽연합(EU)이 발표한 2024년 돼지고기 수출량은 약 426만 톤이고, 이 가운데 중국으로 수출되는 돼지고기는 약 110만 톤 내외로 파악된다.
이 두 통계는 수집 시기, 집계 대상, 세부 품목 범위에 차이가 있어 돼지고기 수입량 155만 톤과 EU 수출량 110만 톤이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이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이며, EU는 주요 공급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2024년에 돼지고기 수입량이 전년 대비 약 30.8% 줄었는데도 여전히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이다. EU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EU 돼지고기는 EU 전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중국은 여전히 EU 돼지고기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유럽 내 돼지고기 생산량 대비 중국 수출 비율은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EU 돼지고기 생산량은 연간 2400만~2600만 톤 정도이고, 이 중 10% 이상의 물량이 해외로 수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량 대비 중국 수출량 비중은 4~5% 내외로 추산할 수 있다.
주요 수출국은 스페인(약 134만 톤), 네덜란드, 덴마크가 상위권이며 중국으로 수출되는 돼지고기는 냉동육류뿐 아니라 내장 등 부속품 비중도 매우 크다.
◇ EU의 반발과 글로벌 무역 긴장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의 움직임이 “증거 부족과 의심스러운 혐의에 근거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집행위 대변인은 “유럽 내 생산자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돼지고기 단체 인아포르크(Inaporc)의 Anne Richard 이사는 “이번 관세 부과 소식이 유럽 전역 돼지고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는 잠정 조치라 12월 조사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
이 사태는 지난해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100%로 크게 올리면서 시작된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상황과 맞물린다. 중국은 내수 둔화에 대응해 수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EU 및 미국과 산업 경쟁에서 마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이 부과한 최대 62.4%의 반덤핑 관세는 EU 돼지고기 수출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며, 무역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이 국제무역기구(WTO) 규칙 내에서 대응과 협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