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저소득층 소비 급감…경제 성장 둔화 경고음

글로벌이코노믹

美, 저소득층 소비 급감…경제 성장 둔화 경고음

지난 2013년 11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포터랜치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카트를 끌고 장을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3년 11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포터랜치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카트를 끌고 장을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소비 지출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의 지출 감소가 두드러져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와 주식시장 상승 속에서도 실물 경제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저소득층 지출 급감…경제 불균형 확대


(WP)에 따르면 가장 뚜렷한 변화는 저소득층 가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주거·식료품 가격 인상 등 생활비 전반의 부담이 커지면서 이들의 가처분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필수품 소비조차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은 가격 인상에 가장 취약하다”며 “지금처럼 물가 압박이 장기간 이어지면 필수재 중심의 소비 축소가 장기적 경기 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소비 위축, 중산층·고소득층까지 확산


이번 소비 둔화는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산층은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형 소비를 미루거나 할인·프로모션을 기다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심지어 고소득층도 고급 소비재 구매를 줄이고 자산 축적에 더 집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분석가는 “예전에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저소득층이 먼저 소비를 줄이고 이후에 다른 계층으로 확산됐지만 이번에는 모든 계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투자심리와 소비심리의 괴리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이와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는 낙관, 소비자는 비관”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경제 전반의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저소득층 지출 축소는 곧 소매업·외식업·여행업 등 내수 산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 향후 전망과 위험 요인


저소득층 지출 감소가 장기화되면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 구조상 소비 둔화는 경기 전반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다.

한 경제학자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에는 긍정적 신호를 줬지만 실제 서민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소득 계층 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경기 회복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