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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韓·中 등 亞 주요국, 무역 전쟁 격화 속 자국 통화 방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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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韓·中 등 亞 주요국, 무역 전쟁 격화 속 자국 통화 방어 총력전

中, 안정적 통화 관리 의지 드러나...원화·인도 루피도 당국 의지에 반등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아시아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 한국을 비롯해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당국이 잇따라 구두 개입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개입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진단하며, 통화 가치 안정을 위한 개입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 중국, 일본 및 인도 등은 각각의 방식으로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주요국 외환 당국의 이러한 조치가 무역 긴장에 따른 경기 둔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선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인도에서는 중앙은행이 루피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역내외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루피화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날 위안화 기준 환율을 1년 만에 가장 강한 수준에 고시하며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의 기준환율은 당국이 시장 기대치를 조율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된다.

한국은 지난 13일 환율이 1430원 선을 넘어서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외환 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한국 외환 당국이 원화 약세에 대해 우려하며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도 지난주 엔화가 달러 대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지나친 엔화 약세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을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시장의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역 정책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아시아 주요국들의 통화가치 방어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中 긴장 격화, 인도 루피·원화 및 위안화에 부담


웰스파고 뉴욕의 브렌던 맥케나 전략가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긴장 고조가 인도 루피, 한국 원화 및 중국 위안화 시장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어느 중앙은행도 자본 유출이나 수입 물가 상승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과 인도 중앙은행(RBI)의 방어가 가장 강력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은행도 적극적 개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인민은행이 달러당 7.1위안 선을 넘어 주간 기준으로 가장 강한 수준으로 위안화 기준 환율을 고시한 데에 대해 중국이 위안화 약세로 얻는 무역적 이익보다 금융시장 안정성을 더 중시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또한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과 위안화 국제화 정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지가 강화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ING의 린 송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은 환율 안정화를 더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자본 유출 압력 완화와 안정적인 외환 환경 조성이 해외 투자 확대와 무역 결제 활용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원화는 이번 주 당국의 경고성 발언 이후 5월 이후 최저치에서 반등하며 이날 뉴욕 시장에서 1416원대에 거래됐다. 인도 루피도 중앙은행의 개입 소식으로 전날 1% 가까이 급등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