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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美, 눈덩이 국가부채 대응에 인플레 수용·연준 독립성 약화 카드 꺼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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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美, 눈덩이 국가부채 대응에 인플레 수용·연준 독립성 약화 카드 꺼낼 수도”

미국 뉴욕에 있는 JP모건체이스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에 있는 JP모건체이스 본사. 사진=로이터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38조1500억 달러(약 5경5781조 원) 규모의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정책당국이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질금리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산하 자산관리 부문인 JP모건 프라이빗뱅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수용과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약화를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연준의 법정 목표와 충돌하는 ‘금융 억압’ 시나리오


JP모건 프라이빗뱅크는 전날 펴낸 ‘2026년 투자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가 국채 입찰에 실패하는 극단적 위기보다는 정책당국이 인위적으로 고성장·고인플레이션 국면을 조성해 실질금리를 낮추고 부채를 줄이는 더 미묘한 경로가 현실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접근 방식은 흔히 ‘금융 억압’으로 불리며 실질금리가 낮아질수록 채무자의 상환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구하는 2% 내외 물가안정 목표와 충돌하며 정치적 개입을 통해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포춘은 전했다.

◇ 트럼프 정부의 실험…일론 머스크가 이끈 정부효율부, 2140억 달러 절감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지출 삭감을 시도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끈 정부효율부가 총 2140억 달러(약 313조6820억 원) 절감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초기 약속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지만 부채 문제에 대한 워싱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 정치적으로 어려운 지출 삭감·증세 대신 이례적 수단


JP모건은 미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조세수입 비중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증세나 사회보장·메디케어 등 의무지출 축소를 통해 지출 증가 속도를 늦추는 ‘커브를 구부리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정치적 반발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포춘은 전했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비교적 저항이 적은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사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골드카드 비자’ 판매 정책이다.

이 비자는 1인당 500만 달러(약 73억1500만 원)에 판매되며 총 50조 달러(약 73경1500조 원)의 세수 효과가 가능하다고 주장됐지만 실현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미국은 이미 세계 백만장자의 절반 이상이 거주 중이며 추가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그 이유다.

◇ 관세 수입은 사상 최대…8월 한 달 310억 달러


보고서는 또 다른 수단으로 관세 수입 확대를 들며 지난 8월 한 달간 310억 달러(약 45조353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즉 미국 소비자인지 외국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 중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통계 공백으로 아직 최종 귀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