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실리콘 디코드] 中 애국소비 뚫은 아이폰17…'A19' 500만개 긴급 증산

글로벌이코노믹

[실리콘 디코드] 中 애국소비 뚫은 아이폰17…'A19' 500만개 긴급 증산

中 판매 37% 폭증 '기현상'…고가 '프로' 모델 쏠림 뚜렷
TSMC 2나노 물량 선점…삼성 파운드리 추격 의지 꺾나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애플이 2025년 하반기 승부수로 던진 '아이폰17'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 특히 중국에서 '기현상'에 가까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내 거센 '애국 소비(Guochao·국조)' 열풍마저 뚫고 판매량이 폭발하자, 애플은 핵심 두뇌인 모바일 AP 'A19' 시리즈의 생산 주문을 전격 확대했다. 애플의 파트너인 대만 TSMC는 라인을 풀가동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번 증산은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향후 2나노 미세공정 경쟁에서 '애플-TSMC' 동맹의 독주 체제를 굳히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물 들어올 때 젓자"…500만 개 긴급 수혈


21일(현지시각)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 등 외신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두 달(10~11월) 사이 A19 및 A19 프로 칩셋 주문량을 당초 계획보다 400만~500만 개 늘렸다. 아이폰17 시리즈의 초기 수요가 시장 예측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TSMC는 이 갑작스러운 '주문 폭주'를 소화하기 위해 기존 스케줄을 조정, 애플 물량을 최우선으로 배정했다.

주문은 고사양 모델에 집중됐다. 6코어 CPU와 6코어 GPU를 탑재한 최상위 'A19 프로' 칩셋이 증산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소비자들이 확실한 성능 우위를 가진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로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야심 차게 내놓은 슬림형 '아이폰 에어'용 다운그레이드 칩셋(6코어 CPU, 5코어 GPU) 수요는 미미하다. 어중간한 신규 폼팩터보다 검증된 프로 라인업이나 사양이 대폭 강화된 기본 모델을 택하는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中서 37% 폭증…'슈퍼 사이클' 입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데이터는 아이폰17이 만든 '슈퍼 사이클'을 증명한다. 2025년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아이폰 판매량은 무려 37%나 치솟았다. 화웨이 등 현지 업체의 공세 속에서도 10월 중국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4분의 1을 애플이 휩쓸었다.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가 애플 월간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세대교체를 완벽히 이뤄낸 덕분이다.

서유럽 시장에서도 애플의 저력은 확인됐다. 전체 시장이 1%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애플은 판매량을 2% 늘렸다. 외신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신제품 라인업이 소비자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며 "애플의 시장 회복력(Resilience)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2나노 전쟁, TSMC 승기…삼성의 '이중고'


업계 시선은 당장의 증산을 넘어 2026년 본격화될 '2나노(nm) 전쟁'으로 향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 전체 시스템반도체(SoC)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5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성능 시장의 75%를 장악한 TSMC의 지배력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애플이 TSMC의 차세대 2나노 초기 생산 능력(CAPA) 절반 이상을 이미 '입도선매'했다는 점이다. 애플은 향후 A20 칩부터 2나노 공정을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외신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2나노 수율 확보에 고전하는 상황에서, 애플의 TSMC 물량 독점은 경쟁사에 치명적 장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퀄컴 등 팹리스들이 2나노 칩을 만들고 싶어도 TSMC 라인은 꽉 찼고, 삼성은 대안이 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우려된다. 애플이 TSMC 동맹을 통해 경쟁사의 추격 의지 자체를 꺾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정학 리스크 넘는 '대만-미국 링크'


애플은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내 TSMC 거점 외에 미국 애리조나 팹(Fab)의 공정 업그레이드를 강력히 요청 중이다.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에 대비해 미국 본토에 최첨단 2나노 생산 기지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TSMC의 '대만-미국 2나노 링크(Taiwan-US 2nm link)'는 단순 협력을 넘어 운명 공동체 수준"이라며 "애플이 선점한 생산능력은 후발 주자들에게 남은 기회가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아이폰17의 돌풍이 반도체 패권 경쟁의 판도를 TSMC와 애플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