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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만과 ‘반도체 투자·미국인 교육’ 포함 무역협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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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만과 ‘반도체 투자·미국인 교육’ 포함 무역협상 추진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TSMC 반도체 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TSMC 반도체 공장.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하면서 대만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미국인 노동자 기술 교육을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설비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고 현지 인력을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와 첨단 기술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TSMC를 포함한 대만 기업들이 자본과 기술 인력을 미국에 보내 공장 가동과 미국인 교육을 병행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맺은 투자 협정 구조와 유사하되, 대만 특유의 과학단지 모델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미국 수출품에 적용되는 20%의 관세를 낮추기 위해 이번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국 측은 대만 기업의 미국 내 직접 투자와 기술 이전, 미국인 노동자 교육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품목은 미국 내 공급망 강화를 이유로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일본과 한국은 각각 5500억 달러(약 809조6000억 원), 3500억 달러(약 515조2000억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면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의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대만이 제시할 투자 규모는 일본이나 한국보다 작지만, 과학단지 인프라 구축과 미국 현지 노동자 기술훈련 측면에서는 독자적인 접근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사우디 투자포럼 연설에서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가 성공하려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외국 기업들이 자국 인력을 데려와 미국인을 가르치게 해야 한다”며 외국 숙련공의 기술 전수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사람들은 이 산업을 해본 적이 없다. 누군가는 그들을 가르쳐야 하며, 그걸 허용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은 26일 타이베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만은 과학단지의 개념과 실적, 실행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나라”라며 “이런 모델을 미국에 도입할 수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1980년대부터 반도체 중심 산업단지를 구축해 왔으며, 이번 협정에 해당 경험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행정원 산하 통상협상판공실도 성명을 내고 “공급망 협력을 포함해 미국과 다양한 형태의 산업 협력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