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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MS 인권 리스크 보고서 채택 찬성…사티아 나델라 의장 재선임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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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MS 인권 리스크 보고서 채택 찬성…사티아 나델라 의장 재선임엔 반대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노르게스뱅크(노르웨이 중앙은행) 본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노르게스뱅크(노르웨이 중앙은행) 본관. 사진=로이터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인권 리스크 관련 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에 찬성하고,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의 이사회 의장직 재선임과 보수 패키지에는 반대표를 행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MS 경영진이 모두 반대를 권고한 사안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기관이 MS 이사회 구성과 인권 책임 문제에 직접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 경영진 반대한 주주 제안에 '찬성' 입장 공식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MS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가 중 인권 문제가 제기된 지역의 운영 리스크를 평가하고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안건은 다음 달 5일 열리는 주총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MS 경영진은 해당 제안에 반대표를 권고했으며 나델라 CEO의 이사회 의장직 재선임과 보수 패키지도 찬성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에 모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단순한 경영 간섭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에 대한 투자자의 직접적인 관여 사례로 주목된다고 CNBC는 전했다.

◇ MS 지분 1.35% 보유…약 73조5000억 원 규모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MS의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500억 달러(약 73조5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보유 종목 중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MS 전체 주주 중에서는 여덟 번째로 많은 지분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부펀드로 2조 달러(약 2940조 원)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투자 기업의 인권과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 왔다.

◇ “인권 우려 지역의 사업 리스크 투명성 필요”


이번 주주 제안은 MS가 인권 문제가 제기된 국가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데 따른 위험 요소를 어떻게 인식·대응하고 있는지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다. 이에 대해 MS 측은 “이미 충분한 기준과 내부 절차가 마련돼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투자자로서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보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글로벌 투자자의 ESG 요구 압력 커져


ESG와 인권 이슈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의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인공지능(AI)·클라우드·보안 등 각종 기술이 다양한 법적·윤리적 환경에 놓이면서 글로벌 테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주주 제안이 어느 정도 표를 얻을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노르웨이 국부펀드처럼 규모와 영향력이 큰 투자자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