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관투자가 절반, 투자 비중 확대 계획”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뉴욕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플로어 내 거래소석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2024년 1월 19일(현지시각). 로이터
장기간 부진에 시달렸던 헤지펀드가 지난해 강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월가 투자 지형의 중심으로 다시 떠올랐다.
24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지난 한 해 동안 10년 넘게 이어진 기간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으며 운용자산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기관 자금, 헤지펀드로 회귀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펀드 투자자 317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약 45%가 2026년에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투자 축소 의사를 밝힌 응답자를 제외한 순수 증가 비율 기준으로 2017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 대비로는 18%포인트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헤지펀드 운용자산 규모가 약 3조5000억달러(약 5138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2024년의 약 3조달러(약 4404조원)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알파의 겨울’ 지나 다시 기회 국면
헤지펀드 업계는 2010년대 내내 초저금리와 낮은 변동성, 종목 간 높은 상관관계로 인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시기 수백 개의 헤지펀드가 문을 닫았고 신규 설립보다 청산이 더 많은 해가 이어졌다.
JP모건은 이 기간을 ‘알파의 겨울’이라고 불렀다. 이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장기 침체 국면을 뜻한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2% 이상으로 올라선 데다 각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지정학적 긴장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헤지펀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헤지펀드 대상 거래 집행과 대출 부문에서도 수익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프레디 파커 골드만삭스 프라임 인사이트·애널리틱스 공동책임자는 “헤지펀드가 다시 최상위 자리를 되찾았다”며 “모든 지표가 매우 낙관적인 흐름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헬스케어·매크로 전략 두각
2025년 성과를 이끈 인물로는 로브 시트로네 디스커버리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 기술주 전문 투자자인 개빈 베이커 아트레이디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영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크리스 혼 TCI펀드매니지먼트 설립자 등이 꼽힌다.
조사기관 피보털패스에 따르면 약 1300개 헤지펀드의 성과를 추적하는 종합지수는 2025년 11.9% 상승해 2013년 이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위 10% 펀드의 수익률은 약 30%에 달했다.
전략별로는 헬스케어와 기술주를 대상으로 한 롱쇼트 전략, 거시경제와 지정학 변수를 활용하는 매크로 전략이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인수합병 증가와 임상시험 성과가 맞물리며 하반기 들어 수익률이 급등했다. 로더릭 웡이 이끄는 RTW인베스트먼트는 주력 바이오 헤지펀드에서 약 55%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주 헤지펀드 역시 인공지능(AI) 공급망 관련 주가 급등의 수혜를 입었다. 개빈 베이커가 이끄는 아트레이디스매니지먼트는 상장 주식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약 40%의 수익을 냈고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와 xAI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는 약 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크리스 혼의 TCI펀드매니지먼트는 지난해 고객 자산으로 약 189억달러(약 27조7000억원)의 수익을 올려 단일 연도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TCI의 마스터 펀드는 2025년 2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는 수수료 인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설문에 따르면 헤지펀드 평균 운용보수는 운용자산의 1.64%, 성과보수는 수익의 17.8%로 각각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크리스 로코스가 이끄는 로코스캐피털매니지먼트는 향후 3년간 성과보수를 2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