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패 척결 넘어 충성도 검증 단계로…중앙군사위원회 사실상 공백
- 대만 변수 앞둔 인민해방군, 2027년 세계 일류 군대 목표 흔들리나
- 대만 변수 앞둔 인민해방군, 2027년 세계 일류 군대 목표 흔들리나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인민해방군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최고 지도자 지위에 오른 이후 가장 광범위한 권력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부패 척결로 시작된 군 내부 정화 작업은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장성들까지 겨냥하는 단계로 확대되며, 중국군 지휘 체계와 권력 구조 전반에 중대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미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지난 1월 29일(현지시각) ‘시진핑은 왜 군 리더들을 숙청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2023년 중반 시작된 중국군 부패 수사는 국방부 장관과 주요 사령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까지 연쇄적으로 몰아내는 대규모 숙청으로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시진핑이 불과 몇 년 전 직접 구축한 군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군사위원회 핵심 인사들까지 수사 대상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의 변화는 올해 1월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 국방부는 시진핑의 가장 신뢰받는 군사적 동맹으로 여겨지던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와 또 다른 위원인 류전리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군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는 시 주석을 포함해 사실상 소수 인물만 남게 됐고, 집단 지도 체계는 심각하게 약화됐다.
시진핑 최측근으로 불리던 장유샤의 몰락
장유샤는 오랫동안 시진핑의 군 내 최측근으로 평가돼 왔다. 그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겸임하며 군과 당을 잇는 핵심 인물로 자리해 왔다. 시 주석과는 부친 세대부터 인연을 맺은 가문 인맥으로 연결돼 있으며, 이러한 배경은 그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주요 직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혀 왔다.
그는 베트남과의 국경 분쟁 당시 실전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고위 장성으로, 인민해방군 내부에서도 전문성과 권위를 동시에 갖춘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징적 인물까지 수사 대상이 됐다는 점이 이번 숙청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로켓군과 방산 부문으로 번진 숙청
숙청의 대상은 특정 개인에 그치지 않았다. 2023년 중반부터 2024년 말까지 최소 수십 명의 고위 장성이 직위에서 해임되거나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이 가운데에는 당시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다수의 로켓군 고위 인사와 군 장비를 담당하는 부서 책임자들이 포함됐다.
부패 넘어 권력 도전으로 규정된 혐의
중국 당국은 숙청된 장성들에게 ‘중대한 기율 위반’과 ‘막대한 직무 관련 범죄’를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는 일부 장성들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훼손했다고 직접 언급했는데, 이는 시진핑 개인의 군 통제 권위에 도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표현이 이례적으로 노골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최근 숙청이 단순한 부패 척결을 넘어 정치적 충성도와 권력 안정성 문제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변수와 군 현대화 목표에 드리운 그림자
시진핑은 인민해방군을 2027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다. 이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잠재적 군사 충돌에 대비한 전략과 직결돼 있다. 그러나 군 내부의 광범위한 부패와 지휘부 공백은 이러한 목표 달성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 군 내부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시진핑이 단기간 내 대규모 군사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일부 무기 체계의 결함과 미사일 전력의 신뢰성 문제는 중국군 전투 준비 태세에 구조적 한계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숙청은 중국군이 외형상 빠른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권력 집중과 통제 강화, 그리고 심각한 불신의 국면에 들어섰음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시진핑이 군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오히려 군 조직의 안정성과 전략적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