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칸·카이엔 후속에 가솔린·하이브리드 투입
3열 대형 SUV도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기반 출시
3열 대형 SUV도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기반 출시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고급차 브랜드 포르쉐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동화 전략을 수정하고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시 강화한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둔화하자 마칸과 카이엔 후속 모델에 가솔린·하이브리드 선택지를 유지하고 3열 대형 SUV도 전기차 전용이 아닌 내연기관 기반으로 내놓기로 한 것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에드먼즈는 포르쉐가 기존의 ‘전기차 우선’ SUV 전략에서 물러나 마칸과 카이엔의 내연기관 후속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포르쉐가 앞서 내세운 ‘전략 2030’과 다른 방향이다. 기존 계획은 핵심 차종을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전체 판매의 80%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가 예상만큼 빠르게 늘지 않으면서 포르쉐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병행하는 쪽으로 전략을 다시 조정하고 있다.
◇ 마칸 후속, 2028년 이전 출시 목표
포르쉐는 소형 SUV 마칸의 내연기관 후속 모델을 늦어도 오는 2028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신형 모델은 폭스바겐그룹의 내연기관 기반 플랫폼인 프리미엄 플랫폼 컴버션(PPC)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신형 아우디 Q5·SQ5와도 공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파워트레인 역시 아우디와 함께 쓰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새 모델이 마칸이라는 이름을 계속 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내연기관 마칸은 올해 여름 생산이 종료된다. 포르쉐는 재고 물량으로 2027년까지 일부 수요를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후속 모델 출시 시점에 따라 2028년에는 내연기관 마칸급 모델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 포르쉐가 후속 모델 개발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마칸 전기차는 이미 판매되고 있지만 마칸의 모든 수요를 전기차만으로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드먼즈는 “크로스오버 구매자 모두가 이번 10년 안에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 카이엔도 내연기관 후속 개발
포르쉐는 더 큰 SUV인 카이엔에서도 같은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신형 카이엔은 올여름 전기차 전용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포르쉐는 기존 3세대 내연기관 카이엔을 당분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내연기관 카이엔 후속 모델도 개발하기로 했다.
새 내연기관 카이엔은 2028년 또는 2029년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모델도 PPC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V6·V8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선택지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벤 와인버거 포르쉐 제품 담당 대변인은 에드먼즈에 “우리는 다음 10년 훨씬 뒤까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카이엔을 제공할 것”이라며 “2030년대에도 전기차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을 모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판매 중인 카이엔을 10년 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도 미래에 맞게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가 전기차 카이엔과 내연기관 카이엔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큰 선택이다. 하지만 포르쉐 경영진은 미국 시장이 유럽·아시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3열 SUV도 전기차 전용 철회
전략 수정의 또 다른 핵심은 3열 대형 SUV다. 포르쉐는 내부적으로 ‘K1’으로 불리는 3열 크로스오버를 수년간 전기차로 개발해왔다. 그러나 이 모델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 대신 PPC 플랫폼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K1은 출시 초기 6기통과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 시 차명은 K1이 아닌 다른 이름을 쓸 전망이다.
포르쉐는 카이엔에 3열 좌석을 넣는 방안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와인버거 대변인은 “카이엔에 3열을 넣을 계획은 분명히 없다”며 “미래에 무언가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그것은 카이엔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3열 SUV는 향후 나올 아우디 Q9과 비슷한 크기와 성격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포르쉐가 전기차만으로 대형 SUV 수요를 공략하기보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더 익숙한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조합으로 고객층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전기차 둔화에 ‘기술 개방형’ 전환
포르쉐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이 확산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하고 충전 인프라, 가격, 보조금 축소 문제가 겹치면서 고급차 브랜드들도 전기차 일변도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유럽보다 배출가스 규제 흐름이 덜 일관적이고, 대형 SUV와 고성능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강하다. 포르쉐 입장에서는 전기차만으로 SUV 구매자를 붙잡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티모 헨 포르쉐 SUV 구동계 담당 매니저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카이엔을 함께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어떤 고객에게는 더 기계적인 느낌의 차가 필요할 수 있다”며 “V8 엔진은 일부 고객에게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쉐의 전략 수정은 전기차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칸 전기차와 카이엔 전기차는 계속 판매되고, 포르쉐는 전동화 모델 개발도 이어간다. 다만 핵심 SUV 차종에서 전기차만 남기는 대신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함께 제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