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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美 재무 “관세는 인플레 유발 안 해”…과거 발언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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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美 재무 “관세는 인플레 유발 안 해”…과거 발언 번복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하원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하원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던 발언을 번복했다.

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전날 열린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내가 틀렸다면 바로잡고 싶다”며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던 점 역시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전인 2024년 1월 자신이 운영하던 헤지펀드 키스퀘어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문건을 근거로 베선트 장관을 집중 추궁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재집권한 이후 여러 관세가 부과됐지만 미국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둔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발 인플레이션은 결국 나타나지 않은 징후였다”는 표현으로 기존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최근 물가 지표를 두고는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고 향후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관세 비용이 기업의 상품 가격에 일부 전가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거친 설전도 이어졌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맥신 워터스 의원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지 여부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라”고 요구했다. 워터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커피와 바나나를 생산하는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한 뒤 관련 가격이 상승했고 철강·목재·가전제품 관세는 주택 건설 비용을 끌어올려 주거비 상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언급하며 관세가 인플레이션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주거비 상승의 원인으로 이민자 유입 증가를 거론하자 워터스 의원은 “내 발언 시간을 회수한다”는 표현으로 강하게 반발했고 공화당 소속 프렌치 힐 금융서비스위원장에게 발언 제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번복은 이후 민주당 소속 션 캐스턴 의원이 워터스 의원과의 공방이나 과거 투자자 서한에 대해 입장을 바로잡을 의사가 있는지를 재차 묻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질문도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갈등을 이유로 연준 의장이나 이사를 해임할 헌법적 권한이 있다고 보는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베선트 장관은 해임 권한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연준을 “독립적인 기관”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의 광범위한 행정 권한을 인정하는 단일 행정부 이론을 두고 행정부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연준 이사 리사 쿡을 해임하려 한 시도와 관련된 사건의 변론을 지난달 진행했으며 판결은 오는 6월 말 나올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