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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지리, 멕시코 닛산 공장 인수전 ‘격돌’… 북미 생산 거점 확보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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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지리, 멕시코 닛산 공장 인수전 ‘격돌’… 북미 생산 거점 확보 ‘속도전’

연간 23만 대 규모 아구아스칼리엔테스 공장 입찰… 빈패스트와 3파전
규제 지연 우회하는 ‘기존 공장 인수’ 전략… 트럼프 관세 장벽 앞 멕시코의 고뇌
아과스칼리엔테스에 위치한 COMPAS 공장은 원래 2017년에 개장한 다임러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10억 달러 규모로 설립한 합작 투자로, 소유권 변경에 멕시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사진=COMPAS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아과스칼리엔테스에 위치한 COMPAS 공장은 원래 2017년에 개장한 다임러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10억 달러 규모로 설립한 합작 투자로, 소유권 변경에 멕시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사진=COMPAS 공장
중국 자동차 산업의 두 거인, 비야디(BYD)와 지리(Geely)가 북미 시장 진출의 결정적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멕시코 내 닛산-메르세데스 합작 공장 인수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이는 수년간 지속된 규제와 지정학적 압박을 뚫기 위해 ‘신규 건설’ 대신 ‘기존 시설 인수’라는 영리한 우회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일렉트렉(Electrek) 보도에 따르면, BYD와 지리는 멕시코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 위치한 닛산-메르세데스-벤츠 합작 공장(COMPAS) 인수를 위한 최종 후보 3곳에 포함되었다.

나머지 한 곳은 베트남의 전기차 기업 빈패스트(VinFast)로, 이들은 체리자동차 등 9개 경쟁사를 제치고 최종 협상 단계에 진입했다.

◇ 관료주의 뚫는 ‘플러그 앤 플레이’ 전략


이번 인수는 특히 BYD에게 중대한 전략적 전환점이다. 그동안 BYD는 멕시코에 대규모 신규 공장을 세우려 했으나, 기술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의 승인 지연과 중국 자본의 침투를 경계하는 미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가로막혀 왔다.

2017년 설립된 COMPAS 공장은 민간 합작 투자 시설로, 소유권 변경 시 멕시코 정부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연간 23만 대의 생산 능력과 숙련된 인력, 이미 구축된 교통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신규 공장 건설에 필요한 수년의 시간을 몇 달로 단축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Play)’ 모델이다.

◇ 닛산의 철수와 멕시코의 경제적 딜레마


해당 공장은 닛산의 글로벌 구조조정 여파로 매각 시장에 나왔다. 닛산은 2025 회계연도에 45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 세계 17개 공장을 10개로 통합 중이다. 인피니티와 메르세데스 모델을 생산하던 이 시설은 2026년 5월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멕시코 정부의 입장이다. 공장이 폐쇄되면 약 36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5% 자동차 수입 관세로 제조업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멕시코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국 자본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 중국차의 폭발적 성장과 ‘정치적 지뢰밭’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멕시코 시장 점유율을 2020년 0%에서 지난해 10%까지 끌어올리며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BYD는 2025년 전기차(BEV) 판매량 225만 대를 기록하며 테슬라(163만 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지리 역시 볼보, 폴스타 등을 포함해 연간 4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포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이상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며 ‘멕시코를 통한 뒷문 진입’을 엄격히 경계하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가 최근 국가 당국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 전까지 투자를 연기하라고 촉구한 배경이기도 하다.

◇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현재 BYD와 지리는 정치적 창이 완전히 닫히기 전 북미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연간 4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두 거대 기업에게 북미는 마지막 남은 최대 미개척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COMPAS 공장을 확보하는 기업이 향후 수십 년간 북미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정부가 경제적 실리와 외교적 압박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