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가 멕시코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판매를 끌어올리며 관세 인상과 정책 변수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멕시코에서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멕시코시티 거리에는 비야디 등 중국 업체가 만든 저가 전기차가 넘쳐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비야디는 지난해 멕시코 판매량을 거의 두 배로 늘렸고 현재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와 PHEV 차량 10대 가운데 약 7대를 차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멕시코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와 PHEV를 포함한 이른바 플러그인 차량 비중은 현재 약 9%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고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멕시코 같은 신흥 시장에서 오히려 기회를 보고 있다는 관측이다.
◇ 비야디 ‘킹’·‘돌핀 미니’…가격 경쟁력 부각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모니카 레예스 로사스는 가솔린 차량인 포드 레인저에서 비야디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킹(King)’으로 차를 바꿨다. 이 차량의 가격은 2만6307달러(약 3862만 원)다. 그는 “연료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고 가격도 매우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비야디 킹의 외관은 테슬라 모델3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모델3의 가격 역시 비야디 킹과 비슷한 수준이다.
멕시코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비야디 모델은 ‘돌핀 미니’ 전기차다. 판매 가격은 약 2만1000달러(약 3083만 원)로 2025년 3분기 멕시코 시장에 출시된 쉐보레 스파크 전기차보다 약 2000달러(약 294만 원) 저렴하다.
연료비 격차도 전기차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멕시코시티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1.35달러로 갤런당 약 5달러(약 7340원) 수준이다. 전기요금은 사용량이 적을 경우 kWh당 약 0.12달러(약 176원), 사용량이 많을 경우 약 0.18달러(약 264원)로 집계된다. 이를 감안하면 전기차 연료비는 내연기관 차량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관세 인상에도 꺾이지 않는 중국차 공세
중국산 차량 유입이 급증하자 멕시코 정부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멕시코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일부 제품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이 조치는 올해 1일 시행됐다. 중국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다.
다만 비야디 현지 판매망에서는 관세 인상이 판매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시티의 한 비야디 영업 담당자는 “비야디가 가격을 올리더라도 인상 폭은 최대 1만5000페소에 그칠 것”이라며 “추가 비용은 회사가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약 900달러(약 132만 원) 수준이다.
멕시코 전기 택시 및 충전 기업 베모의 로베르토 로차 공동 창업자는 비야디와 안후이, JAC 등 중국 브랜드 차량이 베모 택시 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관세가 50%로 올라가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일본 업체는 관망…중국 업체는 공세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멕시코 전기차 시장의 수요·공급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전기차 협회(EMA) 회장인 에우헤니오 그란디오 전 테슬라 임원은 “비중국계 제조사들은 멕시코에 전기차 기술을 들여오는 데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며 “수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중국 업체들이 잘 팔린다고 불평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GM은 멕시코에서 전기차 3종을 생산하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1540대에 그쳤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를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현지 판매 가격은 미국보다 약 1만달러(약 1468만원) 비싸다. 닛산은 3년 전 멕시코에서 리프 판매를 중단했다. 테슬라는 2024년 멕시코 판매량이 4000대에 못 미쳤는데 이는 비야디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 세제 혜택·금융 지원도 중국차에 우호적
멕시코 정부는 관세 인상과 별개로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와 PHEV는 구매 시 연방세가 면제되며 소득세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부 주에서는 연간 차량 등록비를 면제하고 배출가스 검사 비용도 부과하지 않는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전기차와 PHEV 차량이 요일 제한 없이 운행할 수 있다. 또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구매한 전기차와 PHEV 차량에는 최대 86%까지 즉시 세액 공제가 적용된다.
비야디는 금융 혜택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신차 구매 대출 금리가 통상 연 13% 이상이지만 비야디는 연 7.9% 수준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 가격 못지않게 월 납입금이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