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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이민 단속 강화에 순이민 80% 급감…골드만삭스 “고용 균형점 5만명으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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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이민 단속 강화에 순이민 80% 급감…골드만삭스 “고용 균형점 5만명으로 하락”

지난해 12월 1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요원들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이던 중 차량 유리창을 깨고 한 남성에 대한 체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1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요원들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이던 중 차량 유리창을 깨고 한 남성에 대한 체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이민 단속 강화로 미국 순이민이 80% 급감했으며 이로 인해 노동시장 구조와 고용지표 해석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미국 경제팀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0년대 연평균 약 100만명이던 순이민 규모가 2025년 50만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2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과거 평균 대비 약 80% 감소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급감이 강제추방 확대, 75개국 대상 이민비자 처리 중단, 여행금지 확대 조치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직접적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국가 출신 이민자의 임시보호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 박탈도 노동공급 축소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 ‘손익분기 고용’ 7만명→5만명으로

노동공급이 급감하면서 경제학자들은 고용지표 해석 기준을 재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월간 일자리 증가 규모, 이른바 ‘손익분기점’이 현재 7만명 수준에서 2026년 말에는 5만명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주도해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이민이 정점을 찍었던 2023년 말 이후 노동공급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부진하게 보였을 월간 고용 증가폭도 이제는 안정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실업률이 4.3% 안팎에서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노동수요의 기초 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위험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그림자 노동시장 확대 가능성”


보고서는 또 이민 단속 강화가 일부 노동자를 공식 통계 밖의 일자리로 밀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속을 피해 비공식 경제 영역으로 이동할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노동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부문 고용 감소도 언급됐다. 다만 보고서는 기술 산업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구인 공고가 팬데믹 이전 수준 이하인 약 700만건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별도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20%로 제시했다. 실업률은 4.5%까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노동수요 부진과 인공지능의 빠른 확산 가능성으로 위험은 “더 나쁜 방향으로 기울어 있다”고 평가했다.

◇ 노동시장 구조 재편 논쟁


이민 축소는 노동시장과 생산성 전망을 둘러싼 논쟁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는 인공지능 도입으로 생산성이 도약할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반면 일부에서는 1990년대 제조업 구조조정처럼 사무직 대규모 감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클 피어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노동시장이 이미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향후 5년간 노동자 증가가 사실상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포춘은 “이번 골드만삭스의 분석은 이민 감소와 인공지능 확산이라는 두 구조적 변화 속에서 미국 노동시장이 새로운 균형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