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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30% 섞어 태운다... 가와사키, 세계 첫 '혼소 가스엔진' 전격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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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30% 섞어 태운다... 가와사키, 세계 첫 '혼소 가스엔진' 전격 상용화

기존 천연가스 발전 설비 그대로 활용, 탄소 절감·경제성 모두 잡은 '에너지 게임체인저'
2030년 세계 최대 액체수소 터미널 완공... 일본, 차세대 에너지 패권 선점 가속화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이 세계 최초로 30% 수소 혼소(混燒)가 가능한 가스엔진 ‘KG 시리즈’의 수주를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이 세계 최초로 30% 수소 혼소(混燒)가 가능한 가스엔진 ‘KG 시리즈’의 수주를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기존 발전 시설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보통신 전문 매체 테크스팟(TechSpot)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이 세계 최초로 30% 수소 혼소(混燒)가 가능한 가스엔진 ‘KG 시리즈’의 수주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상용화는 에너지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보수 없이 수소 경제로 진입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설비 교체 없는 '드롭인' 기술... 15년 전 구형 엔진도 개조 가능

가와사키중공업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동안 고베 공장에서 엄격한 실증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수소 특유의 작은 분자 크기와 높은 발화 위험에 대비해 질소 정화(Nitrogen Purging) 장치와 분산형 누출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며 안전성을 검증했다.

이번 가스엔진의 최대 강점은 천연가스(LNG)와 수소를 7대 3 비율로 혼합해 연소하면서도 기존 배관과 저장 탱크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1년 이후 전 세계에 공급한 구형 KG 시리즈 엔진 역시 새로운 수소 혼소 사양에 맞춰 개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막대한 신규 투자 없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저장고 구축... '기술' 넘어 '공급망'까지 장악


수소 엔진이 제 성능을 내려면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필수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대규모 수소 물류 체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하드웨어 개발에 그치지 않고 수소 공급망 확보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지난달 파트너사인 일본수소에너지(JSE)와 함께 오기시마에 ‘가와사키 LH2 터미널’을 착공했다. 오는 2030년 운영을 시작할 이 시설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5만 세제곱미터(㎥)급 초저온 액체수소 저장 탱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2022년 호주에서 수입 시험을 마친 ‘수이소 프런티어(Suiso Frontier)’호보다 적재 용량을 대폭 키운 4만 세제곱미터(㎥)급 대형 수소 운반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상 운송까지 수소화... 2조 엔 규모 기금 투입


가와사키의 수소 전략은 육상 발전을 넘어 바다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가와사키중공업은 얀마(Yanmar), 일본엔진코퍼레이션(J-ENG)과 함께 중속 4행정 수소 해상 엔진의 육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본엔진코퍼레이션은 화물선용 저속 2행정 디자인을 개발해 오는 봄 첫 가동을 준비 중이다.

이 엔진들은 수소와 디젤을 모두 사용하는 ‘이중 연료(Dual-Fuel)’ 방식을 채택했다. 수소 충전소가 부족한 항만 환경을 고려해 상황에 따라 연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관리하는 약 2조 엔(약 18조 7300억 원) 규모의 ‘그린 혁신 기금’ 지원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로는 일본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식의 교체보다 기존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장은 수소 공급 단가가 높고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향후 공급망이 완성되는 시점에 가와사키의 엔진을 보유한 기업들은 즉시 청정에너지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