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집권 전 내 사람 심기 혈안 마크롱의 위험한 도박에 유로화 가치 폭락 전조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경제의 사령탑인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례 없는 독립성 위기에 직면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를 1년 8개월이나 남겨두고 조기 퇴진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배후에 숨겨진 정치적 포석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는 단순한 인사 이동을 넘어 유럽의 통화 정책이 정치권의 수싸움에 휘말리는 위험한 전조로 읽힌다.
미국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지난 2월 19일 전한 바에 의하면 라가르드 총재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조기 사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그녀의 임기는 2027년 10월까지다. 하지만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프랑스 극우 세력인 국민연합이 집권하기 전에 서둘러 후임자를 임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세력이 유럽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개입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21개국 3억 5천만 명의 운명을 결정하는 정치적 뒷거래
유럽중앙은행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21개국, 3억 5천만 명의 금리와 물가를 책임지는 전능한 기구다. 전 세계 제2의 예비 통화인 유로화의 안정을 책임지는 이곳의 수장 자리를 정치적 일정에 맞춰 교체하려는 시도는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원하는 인물을 앉히기 위해 규칙을 굽히는 행태가 세계에서 가장 독립적이라고 평가받던 유럽중앙은행의 위상을 단숨에 실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의 연준 압박이 불러온 유럽판 복제 모델
최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을 거세게 압박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과 맞물려 유럽의 이번 사태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독일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는 중앙은행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미국의 사례가 다른 나라 정치인들에게 나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적 방어막을 친다는 명분이 오히려 중앙은행을 정치판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이는 역설을 낳고 있다.
극우 세력의 양적 완화 요구와 중앙은행의 방어 기제
마린 르펜과 조르당 바르델라가 이끄는 국민연합은 집권 시 프랑스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에 양적 완화 재개를 압박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는 정부의 직접적인 자금 조달을 금지하는 중앙은행의 철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이러한 극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조기 인선이라는 강수를 두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밀실 야합이 오히려 극우 세력에게 훌륭한 공격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독립성의 초석이 흔들리는 유럽 금융의 미래
라가르드 총재는 그동안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가격과 금융 안정의 초석임을 강조하며 정치적 압력에 가장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이다. 그러나 그녀의 조기 퇴진이 현실화될 경우 선출되지 않은 중앙은행가들이 정치적 입맛에 맞는 후임자를 고르려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통화 정책의 비정치적 정체성이 무너지고 대중의 신뢰가 증발한다면 유로존 전체의 경제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