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국방 예산에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강제 추진 움직임
미 국방부 "보호주의적 조치…19개국과 맺은 방산 상호조달 협정 폐기할 수도"
미제 무기 선호하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 반발…나토 동맹 균열 우려도
미 국방부 "보호주의적 조치…19개국과 맺은 방산 상호조달 협정 폐기할 수도"
미제 무기 선호하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 반발…나토 동맹 균열 우려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대서양 동맹에 '방산 보호주의'라는 새로운 파열음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역내 방위산업 육성에 사활을 건 유럽이 미국산 무기 도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강력한 보복 조치를 시사하며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폴란드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인용해, 유럽 시장에서 미국 방산 기업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EU의 지침 개정 시도에 대해 미 국방부가 강력한 반대 의사와 함께 경고장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EU의 '유럽산 우선주의'와 미국의 강력 반발
갈등의 핵심은 EU가 추진 중인 국방 조달 시장 규정 변화다. EU는 유럽의 독자적인 방위산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공동 조달 프로그램(SAFE 등)에서 유럽산 무기에 혜택을 부여해 왔다. 미국은 EU 공동 기금에 한정된 이러한 우대 조치에는 어느 정도 이해를 표해왔다.
미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통해 "미국 산업계가 EU 회원국의 국방 조달을 지원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는 어떠한 지침 변경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의 거대 방산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데, 정작 경쟁력 있는 미국 기업들을 유럽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보호주의적 정책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의 보복 카드: "방산 상호조달 협정(RDP) 전면 재검토"
미 펜타곤은 EU가 개별 국가의 조달법에 유럽산 우선주의를 강제할 경우, 즉각적인 보복에 나설 것임을 명확히 했다.
현재 EU 27개국 중 19개국은 미국과 '국방상호조달협정(RDP)'을 맺고 있다. 이 협정을 통해 유럽 기업들은 미국 국방부의 일부 조달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려왔다. 미국은 "EU가 배타적 조치를 취한다면 기존에 부여했던 모든 포괄적 면제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며, 향후 예외 조치는 나토(NATO)의 상호운용성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경우에만 '건별'로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대서양 동맹의 모순과 동유럽의 딜레마
EU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에서 미국 및 한국산 무기 도입을 통해 신속하게 무장을 강화하고 있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에게 EU의 하향식 규제는 달갑지 않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SAFE 프로그램으로 확보된 예산을 미국과의 추가 협력 프로젝트에 사용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EU가 국방 조달을 강제하는 것이 회원국의 국방 주권 보장이라는 EU 조약에 위배될 소지가 있으며, 나토의 결속력과 무기 체계의 표준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유럽의 안보 자립이라는 명분과 미국의 방산 이익 수호라는 실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자유 진영의 무기고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