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갈륨 수출 '무기화'...트럼프 4월 방문 앞두고 협상 카드 쥐었다

글로벌이코노믹

中, 갈륨 수출 '무기화'...트럼프 4월 방문 앞두고 협상 카드 쥐었다

세계 생산 99% 장악...美, 중국산 95% 의존하며 대체 공급망 없어
11월 수출금지 재발동 가능성..."美, 대체 공급망 구축 5~10년 걸려"
갈륨 원소가 주기율표에 나타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갈륨 원소가 주기율표에 나타나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갈륨 수출 통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중국 방문 협상에 강력한 카드를 쥐었다. 중국은 세계 갈륨 1차 생산의 99%를 차지하며, 미국은 갈륨의 100%를 해외에서 조달하는데 그중 95%가 중국산이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미국으로의 갈륨 운송 금지를 1년간 중단했지만, 11월 27일 만료되면 재발동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체 갈륨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소 5~10년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2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중국 방문을 준비하는 가운데, 분석가들은 한 가지 문제가 그의 중국과의 다가오는 협상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미국이 갈륨과 기타 전략 자원 공급에 대한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갈륨 및 여러 금속 수출 금지 조치를 11월에 만료할 예정이므로, 트럼프 행정부의 즉각적인 무역 협상 목표는 중요 광물 문제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피하는 것이며, 이는 미국이 대체 공급원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中, 세계 갈륨 생산 99% 장악...美는 95% 의존


중질 희토류 등 다른 중요한 원자재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여전히 갈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갈륨은 반도체·태양전지·전기차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금속이다.

광산업체 세로 데 파스코 리소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 1차 생산의 거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갈륨의 100%를 해외에서 조달하며, 그중 약 95%가 중국에서 들어온다고 미국 국립광업협회가 운영하는 Minerals Make Life라는 프로젝트가 밝혔다.

미국이 중요 광물에 대한 중국에 의존하는 점은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전략적 취약점이 되었고, 긴장이 고조되면서 베이징은 여러 전략 물자의 수출에 통제 또는 전면 금지를 가했다. 이러한 제한 조치로 인해 지난해 희토류 자석 같은 주요 서구 기업들이 부족 현상에 직면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과 워싱턴이 이른바 무역 휴전을 체결한 후, 중국 상무부는 미국으로의 갈륨·게르마늄·안티몬 운송 금지를 1년간 중단하는 공지를 발행했다. 하지만 수출 통제 제도는 여전히 유지됐고, 정지는 11월 27일에 만료될 예정이라 이론상 그 이후에 다시 금지가 발동될 것이다.

美 대체 공급망 구축 5~10년...호주·캐나다와 협력 추진


이 마감일은 트럼프의 중국 방문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분석가들은 미국이 대체 갈륨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중요한 광물이 협상에서 핵심 쟁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iDeas Lab의 중국학 부연구원 에이단 파워스-리그스는 "중국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갈륨의 압도적인 다수를 여전히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대부분의 제한 조치를 영구적으로가 아니라 아직 일시적으로만 중단한 점을 감안할 때, 이 방문에 그림자가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요 광물에 집중하는 투자자이자 '광물 전쟁'의 저자인 토마시 나드로프스키는 미국이 결국 동맹국들과 대체 갈륨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겠지만, 이 문제는 "올해나 내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륨은 주로 보크사이트를 가공해 알루미늄을 만들 때 생산되므로, 새로운 금속 공급원을 개발하려면 호주의 알코아 시설이나 캐나다의 리오 틴토 같은 중국 외 주요 알루미나 정제소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나드로프스키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달간 미국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호주·태국·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와 광물 계약을 체결했다. 2월 초에는 50개국 이상의 대표들이 참석한 중요 광물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같은 달, 상업적 중요 광물 비축지를 조성하기 위한 12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볼트 계획도 공개했다.

판테온 거시경제학의 수석 중국 경제학자 켈빈 람은 미국이 대체 갈륨 공급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최소 5년에서 10년"이 걸릴 수 있지만, 그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韓도 핵심 광물 확보 나서야...中 의존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


중국의 갈륨 수출 통제는 한국에게도 중대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도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차·태양전지 등 첨단 산업에서 갈륨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갈륨 95% 의존하는 것처럼, 한국도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에,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제조에, 한화솔루션은 태양전지 생산에 갈륨을 사용한다. 중국이 한국에도 갈륨 수출을 제한하면 한국 첨단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작했을 때 한국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 정부도 핵심 광물 확보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 호주·캐나다와 협력해 갈륨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것처럼, 한국도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프로젝트 볼트 같은 광물 비축 계획에 참여하거나, 호주·캐나다의 알루미나 정제소와 직접 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자체적으로 핵심 광물 비축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 한국광물자원공사 같은 기업·공공기관들이 해외 광산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갈륨은 보크사이트를 알루미늄으로 가공할 때 부산물로 나오므로, 호주·기니 같은 보크사이트 생산국의 광산에 투자하면 갈륨 확보가 가능하다. 한국도 리튬·희토류와 함께 갈륨을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장기 공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이 갈륨을 무기화하는 것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일환인데, 한국도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에서 갈륨이 필수적이므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미국처럼 호주·캐나다와 협력하고, 자체 비축량을 늘리며, 장기적으로는 갈륨 대체 기술 개발에도 투자해야 한다. 중국이 언제든 수출을 막을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산업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도 한미일 협력 차원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