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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러트닉 다보스 연설 지나쳤다”…중도 퇴장 이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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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러트닉 다보스 연설 지나쳤다”…중도 퇴장 이유 밝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행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연설 도중 자리를 떠난 이유에 대해 “지나치고 불필요하게 공격적이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러트닉 장관의 발언이 행사 성격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론 기회도 없이 마지막 연사로 나와 유럽을 전방위로 비판하는 것을 듣는 것은 지나쳤고 불필요하게 모욕적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다보스 만찬서 드러난 대서양 균열


논란이 된 자리는 다보스에서 열린 초청 만찬 형식의 비공개 행사였다. 라가르드 총재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유럽 각국 총리와 대통령, 벨기에 국왕 부부, 스위스 대통령 등도 참석했다. 행사가 러트닉 장관의 발언으로 마무리되도록 구성된 점에 대해 그는 “예의에도 맞지 않고 적절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러트닉 장관은 유럽 경제의 경쟁력 부족을 언급하며 유럽을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일부 참석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미·유럽 간 경제 정책과 산업 경쟁력 인식을 둘러싼 간극을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았다.

◇ “유럽, 강점 많지만 개혁 필요”


라가르드 총재는 WSJ과 인터뷰에서 유럽을 옹호하는 한편, 구조적 한계도 인정했다. 그는 유럽이 기대수명, 영아 사망률, 빈곤 수준 등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며 “유럽에는 훌륭한 점이 많지만 충분히 조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통화동맹은 갖고 있지만 충분한 경제동맹은 갖추지 못했다”며 단일시장 내 장벽과 복잡한 규제 절차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WEF 수장직 가능성도 언급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그가 WEF 수장직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그는 ECB 임기 이후 계획에 대해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언은 유럽 통화정책을 이끄는 ECB 총재가 공개적으로 미국 고위 인사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