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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조 달러 빚더미에 올라탄 지구촌…째깍거리는 ‘글로벌 부채’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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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조 달러 빚더미에 올라탄 지구촌…째깍거리는 ‘글로벌 부채’ 시한폭탄

지난 1년 새 29조 달러 증발하듯 급증… 선진국 적자 재정이 끌어올린 역대급 수치
신흥국 부채비율 235%로 사상 최고치 경신… 올해 9조 달러 차환의 늪에 빠지나
워싱턴에 있는 미 재무부 건물의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워싱턴에 있는 미 재무부 건물의 전경. 사진=로이터


전 세계가 유례없는 부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와 기업, 가계가 짊어진 빚의 총합이 348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를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 1년 동안에만 29조 달러의 빚이 추가로 쌓이며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부채 규모가 팽창하고 있다. 경제 성장의 온기가 채 퍼지기도 전에 빚의 속도가 이를 압도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2월2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글로벌 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부채 급증의 주범으로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방만한 재정 운용과 적자 국채 발행이 꼽혔다. 전체 증가분의 약 3분의 2가 이들 선진국 시장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각국 정부가 국방력 강화와 인공지능 투자 등 국가적 우선순위를 위해 차입을 대폭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선진국이 주도한 부채 파티와 재정 적자의 역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 대국들은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며 부채 증액을 주도했다. 보고서는 완화된 금융 환경이 국방 금융과 인공지능 관련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러한 급격한 레버리지 확대가 시장 과열과 자산 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국채 시장은 재정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전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해외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달러 패권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신흥국 부채비율 235% 돌파… 위험 수위 넘어선 빚의 경고


선진국보다 더 심각한 곳은 신흥국 시장이다. 지난해 신흥국의 순부채는 117조 달러에 달했으며,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235%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신흥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금리 변동에 취약하고 자본 유출 위험이 크기 때문에, 현재의 부채 수준은 실질적인 국가 부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빚으로 쌓아 올린 성장의 탑이 금리라는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올해 돌아오는 9조 달러의 청구서… 개도국의 가혹한 시련


개발도상국들에게 2026년은 생존의 기로가 될 전망이다. 당장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와 다시 빌려야 하는 차환 수요만 9조 달러가 넘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동성 조건이 출렁이는 가운데 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국가는 곧바로 채무 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쫓아 신흥국 자산에 머물고는 있지만, 시장의 심리가 급변할 경우 개도국들은 자금줄이 마르는 가혹한 유동성 경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탈달러화 무색하게 만든 미국 자산의 블랙홀 매력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적인 탈달러화 움직임과 분산 투자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사실이다. 보고서는 해외 자본이 미국을 떠나고 있다는 최근의 서사와 달리, 채권과 주식 등 미국 자산으로 유입되는 자금 흐름은 오히려 견고하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가 빚더미에 눌려 신음하는 와중에도 미국은 거대한 부채를 발행하며 전 세계의 자본을 흡수하는 독특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부채의 고리가 끊어지는 순간, 그 충격은 과거의 금융 위기를 압도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 저변에 깔려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