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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퍼펙트 스톰’… 전운에 휩싸인 금융시장, 안전 자산으로 자금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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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퍼펙트 스톰’… 전운에 휩싸인 금융시장, 안전 자산으로 자금 ‘대이동’

글로벌 자본시장 지정학적 공포에 급랭…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 에너지 물가 ‘비상’
금·스위스 프랑 등 실물 자산으로 ‘사재기’ 현상… 비트코인·항공주는 하락세 뚜렷
미 관세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친 ‘다중 악재’… 변동성 지수(VIX) 덮친 패닉 셀 우려
중동의 전운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동의 전운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으로 중동 전체에 전운이 감돌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거대한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글로벌 금융 전문 매체 FxEMPIRE는 지난 1일(현지시각) 무함마드 우마이르(Muhammad Umair) 분석가의 경제 분석을 인용하여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의 핵심 동인으로 부상하며 오일, 통화, 주식 등 자산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시장은 국지적 충돌을 넘어선 글로벌 공급망 붕괴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원자재 가격의 상단 저항선을 무너뜨리고 안전자산 쏠림 현상을 야기하며 세계 경제를 극심한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호르무즈의 덫’ 걸린 에너지 시장… 방산주·유가 동반 급등


가장 긴박하게 움직이는 곳은 에너지 시장이다. 에프엑스엠파이어 보도에 따르면 현재 배럴당 73달러(약 10만6300원) 선인 브렌트유(BCO)는 이미 기술적 하향 추세선을 상향 돌파하며 강력한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

우마이르 분석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단이 현실화할 경우 유가는 과거의 최고치 수준을 경신하며 세계 경제에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위기감은 증시 내 업종별 명암을 날카롭게 갈랐다. 록히드 마틴(LMT), 레이시온(RTX), 노스롭 그루먼(NOC) 등 미국 방산주들은 각국 정부의 군사 지출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2022년 이후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유가 상승과 항로 폐쇄라는 이중고를 만난 델타 항공(DAL), 유나이티드 항공(UAL) 등 대형 항공주들은 6~8%대 급락세를 보이며 하방 압력을 견디지 못하는 처지다.

실물 자산으로 숨는 자본… ‘디지털 금’ 비트코인의 굴욕

전쟁 공포는 자본을 금과 은 등 실물 자산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있다. 금(XAU) 가격은 온스당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며 기록적인 상승 랠리를 기록 중이며, 외환시장에서는 안전 통화인 스위스 프랑(CHF)과 일본 엔화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 미국 달러화는 초기 리스크 회피 심리로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미국이 순 에너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추후 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목할 점은 가상자산의 행보다. 비트코(BTC)인은 이번 위기 국면에서 안전자산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 채 고위험 자산의 행보를 보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대신 금과 같은 전통적 실물 자산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인 5만 달러(약 7200만 원) 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3만 달러(약 4300만 원)대까지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세 불확실성 겹친 한국 경제… ‘변동성 관리’가 관건


이번 지정학적 위기는 미국의 관세 정책 혼란과 맞물려 한국 경제에 더욱 복잡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에 제동을 걸었음에도 행정부가 임시 관세 도입을 시사하면서 통상 환경의 안개가 짙어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들은 비상이다. 국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은 수입 단가 상승을 넘어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항공·해운업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 수위와 미국의 무역 정책 신호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반등을 쫓기보다 금과 안전 통화를 중심으로 한 자산 방어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