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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주도권, 연산에서 메모리로… HBM 가격, 2027년 '두 배'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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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주도권, 연산에서 메모리로… HBM 가격, 2027년 '두 배' 뛴다

AI 금융사 알레테이아 경고 "하드웨어 시스템 가치 비중 70% 돌파"
마이크론 80% 마진 전망 속 삼성·SK '이익 레버리지' 본격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촉발한 메모리 랠리는 단순한 주가 거품이 아니라 장기 공급 계약에 기반한 구조적 호황의 신호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촉발한 메모리 랠리는 단순한 주가 거품이 아니라 장기 공급 계약에 기반한 구조적 호황의 신호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제미나이3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연산에서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 엔비디아 중심의 연산 장치가 이끌던 시장의 공정 한계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오는 2027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폭등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촉발한 메모리 랠리는 단순한 주가 거품이 아니라 장기 공급 계약에 기반한 구조적 호황의 신호탄이며,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이익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 강력한 추진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과 외국 기업 분석을 종합하면, 대만계 금융사 알레테이아 캐피탈은 지난 15(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하드웨어 생태계 내 메모리 반도체의 가치 변동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시스템 내 메모리 부품의 합산 가치 비중은 지난해 40%대 중반에서 오는 20277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순한 부품 비중 증가를 넘어 전체 인공지능 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병목이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치 사슬의 중심축이 대대적으로 전환된다는 해설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연산에서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 엔비디아 중심의 연산 장치가 이끌던 시장의 공정 한계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오는 2027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폭등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연산에서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 엔비디아 중심의 연산 장치가 이끌던 시장의 공정 한계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오는 2027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폭등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X

3분기 디램 단가 30% 기습 상승… 공급 부족이 부른 가격 폭등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은 이미 범용 디램(DRAM) 유통 시장에서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독일 소매시장의 최신 메모리 가격 자료를 보면 올해 6DDR5형 고성능 서버용 디램 제품 단가는 전월 대비 22% 급등하며 세 자릿수 수준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알레테이아 캐피탈은 이러한 시장의 열기를 반영해 올해 3분기 디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0%~15%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했으며, 4분기에도 10%에서 15% 사이의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범용 디램 가격 급등은 전체 반도체 수급 불균형의 강한 전조이며, 실제 수익성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에서 본격적으로 폭발하게 된다. HBM의 평균판매단가는 향후 수개월간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유지한 뒤 오는 2027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올해의 두 배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제조 공정의 기술적 한계로 물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단가 상승이 고스란히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직결되는 초호황기 구조가 형성되었다고 진단한다.

마이크론이 보낸 산업 시그널… '80% 마진' 장기 호황 예고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지난 15일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가 11% 급등한 1087.99달러(1643400)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 34번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현상은 반도체 산업 사이클의 강력한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비록 다음 날인 16일 반도체 업종 전반의 차익 실현 매물 여파로 6.18% 밀린 1023.98달러(1546700)에 거래를 마쳤으나, 시장이 주목하는 본질은 주가 변동성이 아닌 펀더멘털의 체질 개선이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16일 보도를 통해 이례적인 장기 공급 계약 구조가 메모리 업계의 고질적인 천수답형 호불황 주기를 깨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일 기업의 실적을 넘어 메모리 산업 전반의 가격 결정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의 시각도 낙관적이다. 티디코웬과 캔터피츠제럴드는 마이크론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1500달러(226만 원)로 높여 잡았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 연구원은 지난 15일 영상 발표에서 마이크론이 현재 보여주는 80% 수준의 높은 매출총이익률(GPM)이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공급 부족과 자사주 매입 효과가 맞물리며 오는 2027년 마이크론의 주당순이익(EPS)150달러(226500)에 달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서버 가격 폭등 리스크… 투자자가 볼 3대 핵심 지표


HBM 단가가 이처럼 수직 상승하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 구축 비용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올라간다. 알레테이아 캐피탈은 메모리 가격 폭등의 영향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제품군인 '베라' 기반 서버 랙 한 대 가격이 최대 2600만 달러(392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부품 단가 상승은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수익률(ROI)을 둔화시켜 장기적으로 투자 속도 조절이나 수요 성장률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이번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성패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강도를 가늠하기 위해 투자자가 모니터링해야 할 지표는 세 가지 가격·수요·공급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여전히 핵심은 빅테크 설비투자(CAPEX) 추이다. 엔비디아 서버 가격 폭등에 대응하는 빅테크들의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다. 이는 향후 전방 수요 둔화 및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다.

둘째, HBM 및 디램 평균판매단가(ASP). 3분기 30% 상승 전망처럼 가격 상승세가 2027년 두 배 목표치까지 유지되는지 여부다. 제조사의 매출총이익률과 직접 연결되는 실적 변수다.

셋째, 고성능 제품 출하량과 가동률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수율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량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가이다. 공급 능력이 곧 시장 지배력을 결정하는 핵심 국면이다.

세계 HBM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의 협상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해진 상태다. 이번 사이클의 지속 기간과 이익의 깊이는 결국 빅테크의 투자 지속성과 한국 기업들의 고성능 제품 공급 능력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AI 반도체 패권 경쟁의 무게추는 이미 메모리로 이동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