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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戰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 114달러 급등…글로벌 금융시장 동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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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戰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 114달러 급등…글로벌 금융시장 동반 급락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미국 및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란과의 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사 작전은 수개월이 아니라 수주 내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가로 2~4주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4~6주 내 종료 전망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유가 급등

전쟁 장기화 우려와 함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유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전쟁 이후 4주 동안 이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32척에 그쳐 이전 같은 기간 1743척과 비교해 97%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4.57달러(약 17만3600원)까지 상승했다. 이달 초 한때 기록한 119.48달러(약 18만1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전쟁 발발 이후 상승률은 55%를 넘는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해협 통과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통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시·채권 동반 충격…“글로벌 경제 타격 불가피”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쟁 이후 약 7.4%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을 반영하는 MSCI 지수도 이달 들어 약 9% 하락했다.

채권 시장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3.9%까지 상승했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국채 시장 내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의 불안은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하방 위험을 초래한다”며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의 찰리 맥엘리고트 파생상품 전략가는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이미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안전자산마저 흔들…“시장 구조 변화”

이번 충격은 기존 안전자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 가격은 하락한 반면 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등 전통적 회피 자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JP모건은 고객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이 모든 자산 가격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금과 국채 같은 안전자산의 기능도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외교적 해법도 병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6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군사적 긴장 고조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