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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유수 vs 전능의 망상…미국·가톨릭 갈등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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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유수 vs 전능의 망상…미국·가톨릭 갈등 '점입가경'

레오 14세, 11일 기도 중 강도 높게 이란 전쟁 비판
교황 레오 14세가 11일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기도회 설교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AP통신,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교황 레오 14세가 11일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기도회 설교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AP통신, 뉴시스

가톨릭 교황 레오 14세가 정례 기도회를 통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미국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가 가톨릭 측에 '아비뇽 유수'를 거론하며 위협한 것에 '강 대 강'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가톨릭 전문 매체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NCR)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지난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스스로에 대한 우상 숭배, 권력 과시를 멈추고 전쟁을 그만둬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연설했다.

교황은 명확히 '이란 전쟁'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3대 앞의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를 거론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급했을 당시 전쟁 중단을 수차례 호소하며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와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이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또 기도 중 "하느님의 나라는 칼도, 드론도, 복수도, 부당한 이익도 없고 오직 존엄과 이해, 용서만이 있는 왕국", "예측 불가능하고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전능감이라는 망상'에 맞서기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등 기도문 기준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레오 14세는 제267대 교황이자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나 최근 이란 전쟁을 두고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측은 주미 교황청 대사인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과 나눈 회의 중 이러한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회의에 참여한 관계자 중 한명이 '아비뇽 유수'를 언급했다.

아비뇽 유수란 1039년, 프랑스 왕국이 교황청과 갈등을 빚은 끝에 교황을 프랑스 인군 아비뇽에 유폐한 사건을 일컫는다. 당시 아비뇽으로 거처를 옮긴 클레멘스 5세 이후 1378년 까지 총 7명의 교황이 프랑스 왕국의 영향 하에 놓였다.

미국 국방부 측의 이러한 언사에 교황청은 미국 건국 기념 250주년인 올 7월 4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