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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이란전에 텅빈 '美 미사일고' 메울 특급 소방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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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이란전에 텅빈 '美 미사일고' 메울 특급 소방수 될까

6주간 이란 공습에 JASSM-ER 등 1000발 소모… 전체 재고 43% 증발
日 토마호크 인도 지연·中 남중국해 알박기 기승… 동북아 방어선 '비상'
LIG넥스원·한화에어로 등 '미국향' 공급망 진입 여부가 안보·투자 분수령
미국이 중동 전쟁 과정에서 핵심 정밀유도무기를 대거 소진하며 태평양 지역 대중국 억지력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중동 전쟁 과정에서 핵심 정밀유도무기를 대거 소진하며 태평양 지역 대중국 억지력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재즘-ER 장거리 공대함 미사일과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등 핵심 정밀유도무기를 대거 소진하며 태평양 지역 대중국 억지력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아시아 회귀'를 외친 미국의 전략 자산이 중동의 불을 끄는 데 투입되면서, 대만 해협과 한반도 주변의 미사일 창고가 비어가는 상황에 직면한 탓이다. 탄도미사일을 다량 보유한 한국이 미국의 텅빈 미사일 창고를 메울 특급 소방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현지시각) 미국이 이란과 임시 휴전에 합의하며 6주간의 공습을 멈췄으나, 전쟁동안 발생한 무기 고갈이 아시아 안보 공백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공군 무장사가 장거리 공대함 미사일 재즘-ER을 옮기고 있다. 사진=미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미공군 무장사가 장거리 공대함 미사일 재즘-ER을 옮기고 있다. 사진=미공군


미사일 1000발 소비… 대만 방어 핵심 '재즘-ER' 재고 바닥


이번 중동 분쟁에서 미국의 무기 소모 속도는 군 관계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할 핵심 병기인 합동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ER)의 타격이 컸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재즘-ER은 길이 4.27m에 450kg인 탄두를 포함 1.021t인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1000~1800km다. 터보팬 엔진을 장착해 시속 800km 안팎의 속도로 비행한다. 미군의 F-15, F-16, F-35 전투기가 탑재한다.

유사시 장거리에서 중국 해군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비수'에 해당한다.

개전 초기 6일 동안에만 786발을 발사했다. 현재까지 이란 전장에서 사용한 수량은 1000발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전 미군의 전체 재고량은 약 2300발 수준이었다. 불과 한 달 반 만에 전체 보유량의 약 43%를 쏟아부은 셈이다.

문제는 생산 속도의 한계다.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의 올해 목표 생산량은 400발에 불과하다. 설비를 최대치로 가동해 800발까지 늘려도 당장 빈 1000발의 구멍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발 당 가격은 150만 달러(222800만 원)에 이른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국은 자국 재고 부족을 이유로 일본이 주문한 토마호크 400발의 인도 시점까지 늦추고 있다. 이는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견제해야 하는 동북아 동맹국의 방어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한다.

빈틈 노린 중국의 '알박기'40일간의 하늘 봉쇄

미국이 중동에 매몰된 사이 중국은 영토 분쟁 지역에서 실력 행사에 나섰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의 앤털로프 암초(Antelope Reef)에서 군사기지 건설을 재개했다.

중국은 대규모 준설 작업을 통해 2700m급 활주로와 미사일 기지, 헬기 착륙장 등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군의 감시망이 중동으로 쏠린 틈을 타 남중국해의 군사 거점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사적 긴장감은 한반도 주변에서도 감지된다. 중국은 지난 327일부터 오는 56일까지 무려 40일 동안 서해와 동중국해 상공의 대규모 영공 통제를 선포했다. 통상의 훈련이 며칠 내에 끝나는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인 조치다. 이는 한·일 양국을 향한 무력시위이자,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어버린 美 미사일 창고, K-방산에겐 '안보 위기'이자 '역전의 기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위해 압도적인 화력을 퍼붓는 '실행력'을 입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자원 고갈에 따른 아시아 경시 우려는 여전하다.

이란과 베네수엘라 전장에서 이들 나라에 배치한 중국제 방공 시스템이 미군의 정밀 타격에 무력하게 무너진 점은 시진핑 지도부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이 다시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를 외쳐야 할 시점이지만, 중동의 지정학 늪이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정밀유도무기 고갈 사태는 한반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초대형 변수다. 단순히 전랙 물자 부족 우려로 치부하기엔 우리 군의 화력 지원 체계와 방위 산업의 명운이 걸려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주시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짚어본다.

첫째, 미 국방 예산 처리와 주한미군 화력 지수 변화다. 가장 먼저 미 의회의 국방 수탁 법안 처리 속도를 살펴야 한다. JASSM-ER 등 핵심 미사일의 생산 라인 확충이 늦어질수록 태평양 지역의 전력 공백은 길어진다. 이는 유사시 주한미군이 운용할 화력 자산의 우선순위 밀림으로 이어져 우리 안보의 실질적 위협이 된다.

둘째, 한미일 방어 체계의 균열 가능성 여부다. 일본의 토마호크 도입 지연이 가져올 파장도 가볍지 않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공동 방어망에 예상치 못한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력 증강 차질이 한일 정보 공유체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셋째, '메이드 인 코리아'의 미국 공급망 진입 가능성이다. 위기 속에는 기회도 공존한다. 미국의 빈 창고를 채울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K-방산이 급부상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유도무기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탄약 생산 능력이 미국 주도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편입될지가 관건이다. 국내 방산주의 '미국' 수출 가시화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향후 미국이 비워낸 태평양의 '미사일 창고'를 얼마나 빨리 채우느냐가 2026년 동북아 평화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