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폴란드 "미국산 무기 지연 수년"…패트리엇 미사일 공급 차질 현실화

글로벌이코노믹

폴란드 "미국산 무기 지연 수년"…패트리엇 미사일 공급 차질 현실화

중동 전쟁 여파, 유럽 방산 공급망 직격탄
PAC-3 MSE 품귀…비스와 8개 포대 일정 흔들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PAC-3 MSE 요격탄 공급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폴란드의 비스와 프로그램의 후속 전력화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PAC-3 MSE 요격탄 공급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폴란드의 비스와 프로그램의 후속 전력화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의 충격이 동유럽 방산 조달 체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미국산 무기 도입 일정 지연 가능성을 공식 인정하면서, 서방 방산 공급망의 구조적 병목이 현실로 드러났다. 특히 패트리엇 핵심 요격탄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방공망 구축 일정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22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동 상황으로 인해 미국산 장비 납품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폴란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매체 가제타.pl에 따르면 그는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연이 “치명적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동시에 “생산 능력 회복에는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기적 변수라기보다 방산 생산 구조 자체의 한계를 지적한 발언이다.

전쟁이 드러낸 '탄약 경제'의 한계

문제의 핵심은 수요 폭증이다. 미국은 중동 전장에서 대규모 탄약과 요격체계를 소모하고 있으며, 이는 곧 유럽으로 향할 물량 축소로 이어진다. 이미 3월 초부터 폴란드 정부는 “중동에서의 탄약 소비가 유럽 주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여기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강화까지 겹치며 물류 비용과 공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물류의 핵심 동맥으로, 통과 제한과 비용 부과는 방산 공급망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PAC-3 MSE 병목…유럽 방공망 '핵심 약점' 부상


가장 큰 변수는 패트리엇 시스템의 핵심 요격탄인 PAC-3 MSE다. 이 미사일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최신형으로, 현대 방공망의 핵심 축이다.

제조사 록히드마틴은 현재 연간 수백 발 수준을 생산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약 2000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증산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공급 부족이 불가피하다.

폴란드가 추진 중인 비스와 프로그램은 총 8개 포대(발사대 64기) 규모로, 국가 방공 체계의 중추다. 이미 2개 포대는 지난해 12월 완전 작전 능력을 확보했지만, 후속 물량 확보가 지연될 경우 전체 통합 일정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방산 주권 없이는 안보 없다"…유럽 전략 전환 압박


이번 사태는 유럽 안보 전략에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미국산 무기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전시 상황에서 곧바로 취약성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자체 생산이 가능한 장비에 대해서는 공급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안보 전략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발표하며 긴장 완화 신호를 보냈지만, 이미 누적된 생산 지연과 공급 부족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사태는 ‘전쟁이 공급망을 압도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유럽이 미국 중심 방산 체계에서 벗어나 자립적 생산 기반을 구축하지 않는 한, 유사한 충격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