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코로나 때보다 높아져…“식량·의약품 우선 배정” 수개월 혼란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가 트럭 육상운송까지 동원해 중동 물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와 오만만 항구를 거쳐 트럭으로 화물을 육상 운송하는 ‘랜드브리지(land bridge)’ 체계를 긴급 가동하고 있다.
랜드브리지는 원래 바다로 이동하던 화물을 중간 구간에서 육상 운송으로 연결하는 물류 체계를 뜻한다. 이번 경우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어려워지자 선박이 중동 안쪽 항구까지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홍해·오만만 항구까지만 간 뒤 이후 구간을 트럭이나 철도로 운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FT에 따르면 대형 컨테이너선이 처리하던 물량을 트럭으로 대체하는 데 한계가 뚜렷해 물류 병목과 운임 급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하이~걸프·홍해 노선의 20피트 컨테이너(TEU) 운임은 전쟁 이전 980달러(약 142만 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4131달러(약 599만 원)로 급등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최고치였던 3960달러(약 574만 원)도 넘어선 수준이다.
◇ “트럭 총동원”…그래도 물량 감당 역부족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르크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대규모 트럭 이동을 허용하면서 상당한 육상 운송 능력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MSC, 머스크, CMA-CGM, 하팍로이드 등 주요 해운사들은 사우디 얀부·킹압둘라항,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등에서 사우디 담맘항, 이라크 바스라항, UAE 제벨알리항으로 연결되는 육상 운송 노선을 운영 중이다.
세계적인 컨테이너 해운회사인 하팍로이드의 롤프 하벤 얀센 CEO는 “현재 유일한 방법은 육상 연결망뿐이지만 처리 능력은 기존 해상 운송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쟁 이전 하루 약 135척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하루 통과 선박 수가 극히 제한된 상태다. 지금까지 약 38척이 공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걸프 지역 물동량이 현재 60~80% 감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 “43일·62일 지연”…식량·비료·구호물자도 타격
중동 수출 기업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인도 타타그룹 소비재 부문은 중동행 차와 소금, 콩류 등을 사우디 제다항과 UAE 코르파칸항으로 우회 수송한 뒤 육로로 운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타 소비재 부문의 토니 스텁스 공급망 담당 임원은 “운송 지연이 최대 60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곡물 업계 역시 홍해와 오만만 항구를 거쳐 트럭과 소형 선박으로 재운송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료 업계 충격도 크다.
비료 트레이딩업체 헥사곤그룹의 크리스티안 벤델 사장은 “비료 수출 화물은 보통 3만~5만t 규모인데 트럭 한 대당 적재량은 약 30t 수준”이라며 “물류 측면에서 악몽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격정보업체 아거스는 사우디 기업 SABIC 애그리뉴트리언츠와 마덴이 요소 비료 화물을 14~15시간씩 트럭으로 육상 운송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t당 80~90달러(약 11만6000~13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 “수개월 혼란 불가피”…구호물자도 차질
항만 적체도 심화하고 있다.
국제 이사업체 존 메이슨 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오자드 총괄매니저는 “전쟁 이전 출항했던 컨테이너 6개가 여전히 묶여 있다”며 “적체 해소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일부 화물은 여전히 모잠비크와 스리랑카 항구 등에 발이 묶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구호물자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WFP는 전쟁 이전 출발한 일부 구호 화물이 아직 도착하지 못했으며 홍해 후티 반군 공격 위험까지 겹치면서 예멘·지부티 접근도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수단행 구호물자는 희망봉 우회 항로를 거치면서 62일 늦게 도착했고 아프가니스탄행 물자는 UAE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카스피해,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치는 육상 경로로 변경되면서 43일 지연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