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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서구 소비재 브랜드' 쇼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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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서구 소비재 브랜드' 쇼핑 나섰다

내수 침체·디플레이션 압박에 푸마·에버레인 잇단 인수
중국 의류업체 안타스포츠가 올해 인수한 독일 스포츠웨어 기업 푸마의 운동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의류업체 안타스포츠가 올해 인수한 독일 스포츠웨어 기업 푸마의 운동화. 사진=로이터

중국 기업들이 치열한 내수 경쟁과 디플레이션 압박을 피해 해외 소비재 브랜드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의류기업 안타스포츠는 올해 독일 스포츠웨어 기업 푸마 지분 29%를 15억유로(약 2조6460억원)에 인수했다. 초저가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도 이번주 미국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을 1억달러(약 151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버레인은 프랑스 명품기업 LVMH가 지원하는 사모펀드 운용사 L캐터턴이 지난 2020년부터 최대주주로 있던 미국 브랜드다.

네슬레도 지난달 미국 커피 체인 블루보틀커피 지분을 중국 루이싱커피 최대주주인 센추리움캐피털에 매각했다고 확인했다.

◇ “중국 안에서 버티기 어려워졌다”


FT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확대 배경으로는 중국 내 과잉 경쟁과 경기 둔화가 꼽혔다.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소비재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24억달러(약 3조6450억원)였다. 대부분 유럽과 북미 거래였다.

지난해 전체 소비재 해외 M&A 규모는 68억달러(약 10조3290억원)로 지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로디엄그룹의 아르망 메이어 애널리스트는 “소비재 분야는 선진국에서 여전히 중국 자본에 상대적으로 개방된 몇 안 되는 산업”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둔화하는 내수 시장 대신 해외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된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처음부터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 안타·쉬인·루이싱…해외 브랜드 사냥


안타스포츠는 이미 공격적인 해외 브랜드 인수 전략으로 유명하다.

안타는 지난 2019년 호카·살로몬·아크테릭스를 보유한 아메르스포츠를 인수했고 이후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에 재상장시켰다.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잭울프스킨도 사들였으며 중국 본토에서 휠라 사업권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관리 기업 어센틱브랜즈그룹의 조시 펄먼 중국 사업 책임자는 “안타는 이런 전략의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쉬인의 에버레인 인수도 주목받고 있다. 에버레인은 친환경·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를 강조해온 기업이다.

다만 유럽에서는 쉬인에 대한 규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는 쉬인 플랫폼에서 아동형 성인용품과 너클더스터 같은 불법 제품이 판매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독일 전자제품 유통업체 세코노미에 대한 중국 징둥닷컴의 인수도 규제 심사로 지연되고 있다.

◇ “중국에서 글로벌 브랜드 쏟아질 것”


FT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규모가 과거보다는 줄었지만 다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전체 해외 투자 규모는 지난해 270억달러(약 41조1300억원)로 지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미·중 무역 갈등 직전인 지난 2016년의 2000억달러(약 303조8000억원) 이상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수준이다.

펄먼 책임자는 “중국의 공급망과 산업 기반이 괴물 같은 기업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의류뿐 아니라 자동차·밀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